“아직 과정 중”이라고 했지만…포옛 감독 입에서 ‘우승’ 단어가 처음 나왔다

6 hours ago 1

전북 거스 포옛 감독이 14일 대전하나와 코리아컵 16강 원정경기에서 3-2로 이긴 뒤 “아직 과정 중이지만, 코리아컵을 우승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거스 포옛 감독이 14일 대전하나와 코리아컵 16강 원정경기에서 3-2로 이긴 뒤 “아직 과정 중이지만, 코리아컵을 우승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 거스 포옛 감독이 드디어 ‘우승’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시즌 초 침묵 속에 현실을 직시했던 그였지만, 점점 드러나는 성과 속에 조금씩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북의 지휘봉을 잡은 포옛 감독은 처음부터 우승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포옛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도 “우승을 벌써 입에 올리고 싶진 않다”며 “물론 우승하면 좋겠으나, 내년 6월은 돼야 구체적인 목표를 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K리그1 10위로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몰렸던 팀 상황을 고려해 부임 첫 시즌에는 안정된 팀 운영에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선택과 집중’은 통했다. 포옛 감독은 완벽한 과정보다 일단 결과를 내는 데 힘을 쏟았다.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불린 과거의 전북처럼 무리한 도전을 하는 대신, 조직력을 탄탄히 한 뒤 승점을 챙기는 ‘실리축구’를 표방했다. 그 결과 전북은 3월 16일 포항 스틸러스전(2-2 무)부터 이달 11일 광주FC전(1-0 승)까지 리그 9경기 연속 무패(6승3무)를 달렸다. 순위도 2위(7승4무2패·승점 25)까지 끌어올렸고, 1경기 덜 치른 상황에서 선두 대전하나시티즌(승점 28)을 승점 3 차이로 추격 중이다.

그리고 마침내 포옛 감독의 입에서 “우승”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14일 열린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16강 대전하나와 원정경기(3-2 승) 직후였다. 티아고, 박진섭, 콤파뇨의 득점으로 8강에 진출한 전북은 3년 만의 통산 6번째 코리아컵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경기 후 포옛 감독은 “경기 직전까지는 오직 8강 진출만 생각했다”며 “하지만 이기고 나니 더 욕심이 생긴다. 코리아컵을 우승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단순한 바람 이상의 의미다. 우승이라는 단어는 자신감 없이는 나올 수 없다. 특히 부임 초부터 조심스러운 입장을 고수했던 포옛 감독의 발언이었기에 더 그렇다. 리그에서 이어지는 상승세가 컵 대회까지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는 셈이다. 포옛 감독은 “아직 과정에 있다. 시즌 마지막에 어떤 결과를 얻을지 예측하긴 어렵지만, 현재로서는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전북은 17일 FC안양을 상대로 K리그1 14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리그 10경기 무패에 도전하는 전북이 기록을 이어간다면, 이는 2021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전북은 13경기 무패(8승 5무)와 함께 리그 정상을 차지했다. 포옛 감독 체제에서 전북이 오랜 기간 잠들었던 ‘우승 DNA’를 깨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