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양자컴퓨팅 기업 아이온큐가 영국 스타트업 ‘옥스퍼드아이오닉스’를 약 1조4600억원에 인수한다고 10일 발표했다. 양사 지분을 1 대 1 비율로 맞교환하고, 현금 1000만달러(약 136억원)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성사됐다.
니콜로 드 마시 아이온큐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이번 인수는 우리가 목표로 하는 ‘양자컴퓨팅의 엔비디아’가 되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양자 기술 발전 속도는 대중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옥스퍼드아이오닉스는 2019년 영국 옥스퍼드대 물리학자 크리스 밸런스 교수와 톰 하티 박사가 공동 창업한 회사다. 이온 트랩을 반도체 칩 위에 구현하는 데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온큐는 이번 인수로 미국 메릴랜드 본사와 더불어 영국 옥스퍼드까지 글로벌 연구개발(R&D)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옥스퍼드아이오닉스 창업자들과 연구진 80여 명도 아이온큐에 합류하기로 했다.
양자컴퓨터는 기본 단위가 ‘큐비트’다. 큐비트는 기존 컴퓨터의 0과 1이 아닌 두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어 더 많은 정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큐비트는 주변 환경에 매우 민감해서 쉽게 오류가 생긴다. 이를 해결하려면 ‘오류 정정 기술’이 필수다. 이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아이온큐는 내년까지 256개 큐비트와 99.99% 이상의 정확도를 갖춘 오류 정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2027년에는 1만 개 이상의 큐비트와 99.99999% 이상의 논리적 정확도를 구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30년엔 200만 개 이상의 큐비트를 확보해 정확도를 한층 높이기로 했다.
논리적 정확도란 계산 중 오류를 얼마나 잘 감지하고 스스로 고칠 수 있는 ‘내결함성’, 즉 양자컴퓨팅의 정확도를 나타내는 척도다. 마치 자동차에 자율주행 기능이 들어간 것처럼 컴퓨터가 스스로 오류를 감지하고 수정하는 단계가 되는 셈이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