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작년 남녀 30만명 검사 지원
“임신 준비 미리” 신청연령 낮아져
“2차 에코붐 세대 출산연령대 진입
건강검진처럼 대상자 확대해야”
“임신을 계획한 뒤 아내와 가장 먼저 한 일이 가임력 검사 신청이었어요.”올해 아내와 임신을 계획 중인 문석환 씨(37)는 최근 부부가 함께 난소 기능과 정자 형태 등을 확인하는 가임력 검사를 받았다. 두 사람의 몸에 임신과 출산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문 씨는 “둘 다 문제가 없다고 해 일단 자연 임신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했다.

2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0∼49세 남녀 29만1246명이 임신 사전 건강관리 사업을 통해 가임력 검사를 받았다. 2024년 4월 시작된 이 사업은 첫해 7만7989명이 지원받은 데 이어 1년 만에 3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가임력 검사는 생식 기능 이상 등 각종 질환을 조기에 치료해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돕기 위해 도입됐다. 결혼 유무와 관계없이 20∼29세, 30∼34세, 35∼49세 등 시기별로 각 1회씩 최대 3회까지 검사받을 수 있다. 여성은 난소기능 검사와 부인과 초음파, 남성은 정액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회당 지원 금액은 여성 13만 원, 남성 5만 원으로 사실상 전액 지원된다.

가임력 검사 신청자의 평균 연령은 여성이 2024년 32.9세에서 지난해 32.3세로, 남성도 34.5세에서 34.1세로 낮아졌다. 주창우 마리아병원 부원장은 “요즘 젊은 부부들은 기왕 출산한다면 젊을 때 빨리 낳는 게 좋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임신 준비 연령대가 확실히 내려갔다”고 전했다.
검사 인원이 늘고 평균 연령이 감소한 것은 2차 에코붐 세대(1991∼1995년생)가 본격적인 혼인·출산 연령대에 진입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의 자녀들로 산아 제한 정책이 완화되면서 출생아 수가 연간 70만 명 수준에 달했다.
현장에서는 신청자만 지원해 주는 가임력 검사 대상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검사를 통해 질환을 조기 발견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20∼49세 인구는 올해 2083만 명에 달하지만 올해 예상 사업 인원은 35만 명 수준에 그친다.
이정렬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검진을 통해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등 난소나 자궁의 질환이 발견될 수도 있다”며 “영유아 검진, 중년층 암 검진 등 생애주기 건강검진처럼 최대한 많은 사람이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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