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 디자인 마이애미 서울 개최…세계가 주목하는 K-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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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빛: 한국을 비추다’라는 주제로 전시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 최초의 디자인 마이애미
차강희 대표 “한국 디자인, 세계와 만나는 출발점”
젠 로버츠 “서울, 국제 디자인계의 주요 플레이어”
전통과 혁신 잇는 K-디자인, 미래를 비추다

  • 등록 2025-09-01 오후 5:30:30

    수정 2025-09-01 오후 5:30:30

[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서울이 아시아 디자인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디자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플랫폼 가운데 하나인 ‘디자인 마이애미(Design Miami)’가 처음으로 아시아에서 전시회를 열고, 그 첫 무대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했기 때문이다. ‘창작의 빛: 한국을 비추다(Illuminated: A Spotlight on Korean Design)’라는 주제로 개막한 이번 전시는 오는 14일까지 이어지며 한국 디자인의 정체성과 세계화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사진=서울디자인재단)

이번 전시는 디자인 마이애미가 새롭게 시도하는 ‘인 시추(In Situ)’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기존의 마이애미와 파리, LA에서 열리던 플래그십 전시와 달리, 각 도시의 문화와 지역성을 담아내는 특별 기획으로 꾸며졌다. 서울 전시는 DDP 이간수문전시장을 비롯해 외벽과 야외 공간까지 활용해 도시 전체를 무대로 확장했다.

전시 규모 또한 역대급이다. 해외 12개와 국내 4개 갤러리, 총 71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해 17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통 공예의 섬세함에서부터 실험적 현대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디자인 스펙트럼을 한눈에 보여주는 자리다.

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1일 서울 DDP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영사를 통해 “서울은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디자인 네트워크의 중심 도시로 도약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는 단순한 문화행사가 아니라 한국 디자이너들이 세계적 갤러리와 만나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출발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는 “DDP 내부와 외부 전체가 전시 무대가 되도록 준비했다”며 “시민들이 오시면 도시와 함께하는 다층적인 경험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자인 마이애미는 원래 아트바젤과 나란히 개최되는 세계적 디자인 페어로 출발했다. 2005년 마이애미 비치에서 처음 열린 이후, 파리와 LA 등지로 확장하며 컬렉터블 디자인의 세계적 흐름을 주도해왔다.

젠 로버치 디자인 마이애미 CEO(사진=서울디자인재단)

매년 12월 열리는 마이애미 비치 페어에는 3만 명 이상이 참여해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공유한다. 파리 페어는 18세기 건축 공간을 활용해 역사성과 장소특정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 전시는 이와 차별화해 전통 공예와 현대적 창작, 그리고 K-컬처의 세계적 파급력을 결합한 무대를 구현한다는 점에서 독창적이다.

젠 로버츠 디자인 마이애미 CEO는 이번 전시의 의미에 대해 “서울은 유네스코 디자인 창의도시로 지정된 이후 국제적 관심을 끌었고, 지난 10여 년간 한국 디자이너들의 존재감은 급격히 커졌다”면서 “이제는 단순한 참가자가 아니라 세계 디자인계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젠 로버츠 CEO는 특히 전시장소인 DDP의 상징성을 강조했다. 그는 “DDP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는 2005년 첫 디자인 마이애미에서 ‘올해의 디자이너상’을 수상했다”면서 “20년이 지난 지금, 그가 설계한 공간에서 전시를 여는 것은 역사적 울림이 있다”고 덧붙였다.

로버츠는 이번 서울 전시가 세계 각지에서 열린 디자인 마이애미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마이애미 페어는 역동성과 최신 트렌드를 보여주는 플래그십 행사이고, 파리 전시는 역사적 건축을 기반으로 장소특정성을 강화했다”며 “이번 서울 전시는 한국의 전통 공예와 현대 디자인을 아우르며, K-컬처의 세계적 영향력과 결합된 무대라는 점에서 독창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은 유구한 공예 전통을 지닌 나라로 현대 디자이너들의 창작은 그 뿌리에서 힘을 얻고 있다”며 “이번 전시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자리”라고 평가했다.

차 대표 역시 “케이컬처가 세계적 문화현상이 된 지금, 본류인 서울에서 디자인 마이애미가 열린다는 사실은 의미가 크다”며 “이번 행사를 시작점으로 서울이 아시아 디자인 허브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적 갤러리와 만나는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의 창의적 디자이너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더 큰 도약을 이루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국제적 교류의 장을 지향한다. 2일 열리는 ‘디자인 토크’에서는 글로벌 컬렉터, 국내외 디자이너들이 모여 한국 디자인의 가능성과 세계 시장에서의 위상을 논의한다. 전시 기간 동안 DDP 외부에서는 ‘서울라이트 DDP 가을’, ‘디자인&아트’, ‘DDP 가을 스페셜 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동시 진행될 예정이다.

디자인 마이애미 인 시추 ‘일루미네이트’(사진=강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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