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폭격 각국 반응은
中·EU 보복조치 예고하며
추가 협상 가능성 열어둬
40%대 적용 동남아 충격
“세계무역 지진 발생한 날”
전 세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에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각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조치를 비난했지만 대응 수위는 국가별로 차이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서 관세 폭격만은 피하려고 노력한 대만과 일본 등 국가에서 한층 충격이 큰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한다면서 반격 조치를 할 것이라고 3일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중국은 미국에 즉시 일방적 관세 조치를 철회하고 무역 상대국과 평등한 대화를 통해 이견을 적절하게 해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깊은 유감”이라며 “이번 조치가 초래할 막대한 결과를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철강 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첫 번째 보복 조치 패키지를 마무리 중”이라며 “협상 결렬 시 추가 조치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글로벌 경제 현실에 걸맞은 무역체제 개혁 노력에 기꺼이 동참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협상 메시지도 전달했다.
일본은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을 “신이 선택한 남자”라면서 ‘아부 외교’에 나섰지만 상호관세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방침을 밝히는 자리에서 현직 이시바 총리는 언급하지 않고, 아베 신조 전 총리에 대한 일화를 소개한 점을 주목했다. 이날 유감을 표명한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이 문제를 직접 논의할 가능성에 대해 “그것이 적당하다면 전혀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TSMC가 미국에 1000억달러(약 147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대만은 배신감에 휩싸였다. 대만 중국시보는 이날 ‘TSMC가 괜히 미국에 갔나’라는 제목 기사를 통해 섭섭함을 드러냈다.
미국의 대중 관세 장벽의 우회처로 각광받았던 동남아시아는 충격에 빠졌다. 49% 관세가 적용된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라오스와 베트남이 각각 48%, 46%에 이르렀다. 미국이 관세율 부과의 자세한 근거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이 동남아를 대미 우회 수출의 주요 통로로 활용해온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전방위적인 관세 공격에 무역 상대국들이 보복 관세 등 맞대응하기 시작하면 세계 자유무역 질서가 와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미국 코넬대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미국 주도의 규칙 기반 시스템 위에 구축됐던 자유롭고 폭넓은 국제무역의 시대가 갑작스럽게 막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절 그린 드베어그룹 최고경영자(CEO)도 “세계무역에 지진이 발생한 날”이라며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과 세계를 더 번영하게 했던 시스템을 트럼프 대통령이 날려버리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마켓워치가 전했다.
상호관세 발표에 반발하는 무역 상대국의 움직임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경고 신호를 보냈다. 베선트 장관은 2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모든 국가에 보내는 충고는 보복에 나서지 말라는 것”이라며 “순순히 받아들인 뒤 어떻게 상황이 전개되는지 지켜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