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2급 간부, 대거 업계로 이직
지난달에도 빗썸 등으로 자리 옮겨
금융감독원 간부들의 이직이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에만 10명 넘는 금감원 직원이 취업심사를 통과해 금융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4일 인사혁신처가 공개한 ‘3월 퇴직공직자 취업심사’에 따르면 지난달 금감원 직원 8명이 취업심사를 통과했다.
특히 국장급에 해당하는 2급 간부들의 이동이 두드러진다. 3월 심사에서는 두 국장이 유진투자증권 감사총괄임원과 키움증권 전무로, 또 다른 2급 간부들은 경남은행 상무, 부산은행 상무, 우리카드 상근감사위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지난 2월 퇴직한 3급 직원은 이달부터 법무법인 세종에 전문위원으로 이직한다.
앞서 지난 2월 퇴직공직자 취업 심사에서도 금감원 직원 5명이 업계로 자리를 옮겼다. 각각 은행검사국과 보험검사국에 있던 3급 팀장 2명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으로 이직했고, 이외에도 현대커머셜, 신한금융 등으로 이직이 이뤄졌다.
금감원 인사들의 대규모 외부 이동 배경에는 승진보다 이직이 유리하다는 내부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1급 직원은 퇴직 후 3년간 퇴직 전 5년 동안의 전체 기관 업무를 대상으로 취업 심사를 받는다.
반면 그 외 4급 이상 금감원 직원은 퇴직 후 3년 동안 취업제한을 받지만, 퇴직 전 5년 동안 다뤘던 업무와 새로 취업하려는 곳의 업무 간 밀접한 관련이 없다면 공직자윤리위 심사를 거쳐 취업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면 오히려 이직 기회가 줄어든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또 최근 국실장급 75명 중 74명을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가 단행되는 등 내부 인사 불안정성이 커진 것 역시 젊은 직원들의 이직을 부추긴다는 평가다.
금융업계의 금감원 출신 수요도 높아졌다. 예컨대 제도권으로 편입된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감독 당국의 검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금감원 출신 인력을 두고 치열한 영입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