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의 한 시골 마을에서 아버지의 산소가 무단으로 파헤쳐지고 유골까지 화장됐다는 사연이 소개됐다.
24일 보도된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제보자 A씨는 11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묘가 훼손됐다는 어머니의 다급한 연락을 받았다. 명절마다 묘를 관리해 온 가족에게는 날벼락 같은 일이었다.
A씨는 아버지 산소가 파헤쳐진 날 오전에 마을 이장 부부가 산소 근처에 모르는 사람 2명이 서 있는 것을 목격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날 오후 5시쯤엔 마을 주민이 봉분이 파헤쳐진 것을 발견했는데, 연락을 받은 어머니가 직접 확인해 보니 이미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고 유골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상태였습다.
처음에는 멧돼지 짓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리 봐도 사람이 한 일 같았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A씨 가족은 다음날 면사무소를 찾아 인근에 ‘개장 신고’가 접수된 게 있는지 물어봤고, 이틀 전에 1건이 있었다는 답을 들었다.
누구인지 알고 싶었지만 개인정보라서 알려 줄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A씨 가족은 면사무소에 개장 신고된 묘지 사진을 보여달라고 했고, 사진을 본 어머니는 아버지 산소보다 조금 위쪽에 있는 이웃 주민의 묘지라는 걸 알아챘다고 한다.
마침 A씨의 큰오빠가 그 집 부고 소식까지 듣게 되면서, 이 사건이 이웃 주민의 장례와 관련된 일이라는 추측을 하게 됐다.
이후 확인해보니 이웃 주민의 어머니가 사망하면서 아버지 묘에 합장하려다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그 집 사위가 장례지도사에게 개장을 의뢰했고, 장례지도사는 묘지의 사진과 영상만 전달받아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그 집 가족 중 누구도 묘지에 직접 가지 않고 장례지도사만 보냈다가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두 묘지 거리는 70m 정도였다. 뒤편에 잘 가꿔진 나무들이 있고 크기까지 비슷해 얼핏 보면 혼동할 만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심지어 아버지 유골은 이미 화장까지 마친 뒤였다. 생전에 아버지가 화장하지 말고 묻어달라는 말했는데 일이 이렇게 되면서 마치 아버지를 두 번 죽이는 것 같은 심정이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다행히 유골은 되찾았지만, 만약 그사이에 다른 곳에 뿌렸거나 했으면 어쩔 뻔했냐며 아찔했던 심정을 밝혔다.
되찾은 아버지 유골은 납골당에 모셨다가 얼마 전 원래 묘지 인근에 다시 모셨다고 한다.
A씨는 이 일을 당한 이후 상대 집 사위만 찾아와 사과했을 뿐 직계 가족 중엔 누구도 제대로 된 사과조차 없었다고 한다.
A씨 가족은 그 집 아들과 사위를 분묘발굴·유골손괴 혐의로 형사 고소했지만, 분묘발굴 혐의만 적용됐고 아들은 각하, 사위는 ‘혐의없음’ 불송치 됐다.
“분묘가 개장될 당시 ‘타인의 분묘일 수도 있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이유였다.
A씨 가족은 이 사건으로 금전적·정신적 피해가 컸다고 호소하고 있다. 서로 다 알고 지내는 시골 마을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서 그 마을에 사는 어머니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다고 A씨는 말했다.
설상가상 마을에서는 ‘거액의 합의금을 바라고 변호사까지 선임해 고소했다’는 소문까지 돌았고, A씨는 억울한 마음에 제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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