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만 켜면 나온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중동 전문가들이 방송가의 ‘가장 바쁜 사람들’로 떠올랐다. YTN이나 연합뉴스TV 등 뉴스전문채널은 물론 종합편성채널, 지상파 시사프로그램, 라디오, 유튜브 콘텐츠까지 중동 정세 분석 수요가 폭증하면서 관련 교수와 연구원들의 방송 출연이 사실상 일상이 됐다.
특히 국내 중동학계의 핵심 연구자들은 하루에 여러 방송을 오가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정세와 에너지 시장, 이슬람 문화, 지정학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전문가 풀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외대·서강대 중동연구소 교수들 단골 출연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백승훈 한국외국어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이다.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한 지난 2월 28일 이후 지난 14일까지 주요 방송 출연 횟수만 73회에 달한다.
휴일도 없이 하루 한번 꼴로 방송에 나온 셈이다. 유튜브 출연까지 포함하면 100회를 넘어섰을 것으로 파악된다.
백 연구원은 현재 이 대학의 아랍통번역학과 중동정치학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영국 더럼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현재 국립외교원 협력교수와 국가정보원 중동 자문위원도 맡고 있다.
유달승 한국외대 중동연구소장도 같은 기간 15차례 방송에 출연해 중동 정세를 분석했다. 한국외대 페르시아어·이란학과 교수인 그는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외국인으로선 최초로 테헤란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중동 정치 권위자로 꼽힌다.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소속 교수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성일광 연구교수는 49회, 박현도 연구교수는 43회 각각 방송에 출연했다. 두 사람은 같은 방송에 함께 출연해서 서로 대담을 나누는 경우도 종종 있다.
김덕일 고려대 중앙이슬람센터 연구위원 역시 3월 이후 46차례 방송에 등장하며 뉴스 전문 방송의 단골 패널로 자리잡았다.
교수들의 방송 출연회수는 매일경제가 각 대학 연구소 홈페이지와 네이버 뉴스페이지 검색을 통해 파악했다.
방송가에서는 “중동 전문가는 오랜 기간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했던 분야”라며 “전쟁 이후 검증된 전문가들에게 출연 요청이 집중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중국·일본 분야와 달리 중동 지역은 언어·종교·역사·정치 체제를 함께 이해해야 해 전문 인력층이 상대적으로 얇다는 설명이다.
“이란어과 갈래요” 관련 학과도 덩달아 인기
중동 전문가들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관련 학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는 “국제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이 이란어과 진학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미국·일본·중국처럼 이미 전문가가 많은 분야보다 중동 지역 언어와 역사를 공부하면 앞으로 전망이 더 밝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대학가에서도 중동학 연구 인프라가 최근 10년 사이 확대되는 추세다.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는 2019년 설립됐다. 서강대 국제지역문화원 산하 EU문화센터와 중동문화센터를 통합해 출범했다. 유럽과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을 함께 연구하는 융합형 연구기관을 지향하고 있다.
이어 고려대 중동·이슬람센터가 2023년 2월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원 산하에 문을 열었다. 중동 정치와 이슬람 문화, 국제안보, 에너지 문제 등을 연구하며 중동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다.
앞서 한국외대 중동연구소는 가장 빠른 1976년 설립됐다. 이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동 지역 연구를 수행해오면서, 국내에서 가장 전통 깊은 중동 전문 연구기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학계에서는 중동이 단순한 산유국 지역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에너지 안보, 방산, 국제정치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면서 중동 전문가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아랍어·페르시아어 같은 특수언어 인재들의 가치도 함께 재평가받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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