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좋아하겠네"…게임 말리던 부모들도 꽂힌 의외의 장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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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구로구 G타워 3층에 위치한 '넷마블 게임박물관' 입구에서 '나 혼자만 레벨업'의 주인공 성진우가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영상=박수빈 기자

8일 서울 구로구 G타워 3층에 위치한 '넷마블 게임박물관' 입구에서 '나 혼자만 레벨업'의 주인공 성진우가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영상=박수빈 기자

'잠시 후 첫 번째 게임 퀘스트가 시작됩니다.'

지난 8일 서울 구로구 G타워 3층에 위치한 '넷마블 게임박물관'에 들어서자 풀스크린에 이 같은 메시지가 떠올랐다. 이어서 '나 혼자만 레벨업'의 주인공 성진우가 몬스터를 공격하려다 관람객을 발견한 듯 "여기에 어떻게 들어왔어?"라고 물었다. 순간 공격하려는 몬스터를 성진우가 저지한 뒤 게임 창을 열어 다음 퀘스트를 알려준다. '게임 역사의 여정을 함께 떠나보시겠습니까?'

넷마블 게임박물관은 입구에서부터 관람객을 게임 속으로 초대했다. 약 3분간의 영상을 시청한 뒤 관람객들에겐 게임 역사를 알아보는 '퀘스트'가 주어졌다. 박물관 탐방을 지루한 일이 아닌 퀘스트로 바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흥미를 끌어올렸다.

8일 서울 구로구 G타워 3층에 위치한 '넷마블 게임박물관'에 입구에서 '나 혼자만 레벨업'의 성진우가 관람객에게 퀘스트를 부여하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8일 서울 구로구 G타워 3층에 위치한 '넷마블 게임박물관'에 입구에서 '나 혼자만 레벨업'의 성진우가 관람객에게 퀘스트를 부여하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관람객들이 퀘스트를 수행하기 위해 먼저 발 딛는 곳은 '게임 역사' 공간이다. 최초의 컴퓨터 게임인 '테니스포투'부터 닌텐도 스위치의 태초라 할 수 있는 '패밀리컴퓨터', 구하기 어려워 현재 40만원대에 거래되는 데빌치의 다마고치까지 게임기와 게임의 연대기가 실물로 나열되어 있다.

'보이는 수장고' 콘셉트로 전시된 게임기 앞면뿐 아니라 뒷면까지 볼 수 있게 했다. 아울러 벽면 곳곳에 있는 QR코드를 촬영하면 도슨트 역할을 하는 음성안내 페이지로 연결돼 도슨트가 없어도 무리 없이 역사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었다. 벽면에 있는 디스플레이에는 기증자 등 전시 물품의 자세한 정보가 나와 있다.

8일 서울 구로구 G타워 3층에 위치한 '넷마블 게임박물관'의 상설 전시 공간에서 '세가' 등 1980년대 게임기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8일 서울 구로구 G타워 3층에 위치한 '넷마블 게임박물관'의 상설 전시 공간에서 '세가' 등 1980년대 게임기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역사를 훑어본 다음에 게임 만드는 과정으로 넘어갔다. 게임과 관련된 직업은 어떤 것이 있는지, 관람객은 직종 중 어떤 직업과 가장 잘 맞는지 알아볼 수 있다. MBTI 검사를 하듯 화면 속 선택지를 누르다 보면 나와 가장 잘 맞는 게임업계 직업 결과가 영수증 형태로 나왔다.

넷마블 관계자는 "박물관에 자녀와 함께 오는 부모 관람객들이 많다"며 "평소 알기 어려웠던 게임 직업군을 소개하면서 게임에 대한 관심을 게임에서 직업으로 확장하는 기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관람객과 가장 잘 맞는 직업을 확인한 뒤에는 게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양파쿵야가 나와 기획, 그래픽 디자인, 프로그래머, 사운드 디자이너로 영역을 나눠 설명한다.

게임 개발 과정을 이해한 다음엔 실제로 게임을 만들어 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넷마블의 대표 지식재산권(IP)인 '제2의나라'를 기반으로 캐릭터를 생성하고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게임을 직접 체험한다.

이외에도 라이브러리에서 게임 전시를 복기할 수 있는 십자말풀이 게임을 하고 '플레이 컬렉션'에서 직접 옛 게임을 하는 등 체험하면서 박물관을 즐길 수 있게 했다. 말 그대로 박물관에 들어설 때 받았던 퀘스트를 수행하는 것이다.

8일 서울 구로구 G타워 3층에 위치한 '넷마블 게임박물관'의 '플레이 컬렉션' 공간에서 외국인 관람객이 오락실 게임을 체험해보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8일 서울 구로구 G타워 3층에 위치한 '넷마블 게임박물관'의 '플레이 컬렉션' 공간에서 외국인 관람객이 오락실 게임을 체험해보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플레이 컬렉션에는 몽대륙을 포함해 여러 옛 오락실 게임이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직접 세운상가에서 게임기를 사들였다"며 "세월이 든 만큼 자주 오류가 나지만 그만큼 자주 손을 보면서 관람객들이 다양하게 옛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모 관람객 중 아무런 기대 없이 왔다가 몽대륙을 발견해 너무 즐겁게 게임을 하다 간다며 만족감을 드러낸 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8일 서울 구로구 G타워 3층에 위치한 '넷마블 게임박물관'의 '플레이 컬렉션'에서 조이스틱까지 구현된 몽대륙 게임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8일 서울 구로구 G타워 3층에 위치한 '넷마블 게임박물관'의 '플레이 컬렉션'에서 조이스틱까지 구현된 몽대륙 게임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넷마블 게임박물관은 초등학교 5학년부터 대학생까지 참여할 수 있는 견학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게임의 역사부터 관련 직업까지 이해하고 실전에서 일하는 게임 전문가들을 만나는 교육프로그램으로 게임을 눈으로 보고, 체험하고, 실제로 만드는 사람을 만난다는 점에서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성철 넷마블 문화재단 대표는 "넷마블 게임 박물관은 넷마블이 G타워에 입주할 때 기획했다"며 "게임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문화적 가치를 다시 한번 되짚어 가치를 높이고자 한다"고 기대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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