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성경 담은 병 1300여개
강화서 띄워보내려다 軍적발
미국인 6명이 강화에서 쌀이 든 페트병을 해상을 통해 북한으로 살포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강화군은 지난해 11월부터 위험구역으로 설정돼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이 발효되고 있다. 외국인이 이 같은 대북 행정명령을 위반한 것과 이에 따라 경찰에 체포된 일은 이례적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강화경찰서는 미국인 A씨 등 6명을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미국인 6명의 연령층은 20~50대로 다양하다.
A씨 등은 이날 오전 1시 6분께 강화군 하점면 망월돈대에서 쌀, 1달러 지폐, 성경 등이 담긴 페트병 1300여 개를 바다에 띄워 보내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해안을 감시하던 인근 부대원들이 이들의 행동에 수상함을 느끼고 경찰에 신고해 드러났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페트병은 물에 띄워지기 전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을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며 "페트병은 살포되지 않았고,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강화군은 국내 탈북단체 등이 대북 전단을 살포한 뒤 북한이 지난해 7월부터 귀신 소리, 곡소리와 같은 대남 보복 방송으로 주민 피해가 크자 지난해 11월 강화 전역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하고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강화군은 북한 황해남도 연백군과 가까워 바다와 상공을 이용해 대북 전단을 살포하거나 쌀 등이 든 페트병을 살포하는 장소로 자주 이용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3일에도 한 종교인이 위험구역으로 설정된 강화군 석모대교 부근에서 쌀이 든 1.8ℓ짜리 페트병 121개를 바다에 띄운 혐의로 체포됐다.
[강화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