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네팔 외교장관이 던진 ‘기후 정의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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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큰 피해를 입은 나라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해 온 나라에 책임을 요구할 수 있을까요. 최근 네팔의 시시르 카날 외교장관(사진)이 국제사회를 향해 바로 이 묵직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지난달 26일 히말라야산맥과 맞닿은 네팔 북부 지역에서 거대한 산악 홍수가 발생했습니다. 빙하와 바위가 무너지면서 물과 토사가 계곡을 덮쳤고 도로와 다리, 마을과 수력발전 시설이 크게 파괴됐습니다. 카날 장관은 이 재난을 평범함 홍수가 아니라 ‘히말라야 쓰나미’라고 표현했습니다. 카날 장관은 원래 정치인이 아니라 교육 활동가였습니다. 미국 브리지포트대에서 국제정치경제와 외교를, 매디슨 위스콘신대에서 국제공공정책을 공부했습니다. 이후 국제 구호 단체에서 활동하며 스리랑카와 아이티 등의 재난 복구 사업에 참여했습니다. 2012년 네팔로 돌아온 그는 ‘티치 포 네팔(Teach For Nepal)’을 세워 교육 여건이 열악한 지역에 교사를 보내는 일을 주도했습니다. 이후 2022년 국회의원에 당선되었고, 올해 3월 외교장관에 임명됐습니다. 카날 장관이 전 세계에 던진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그는 네팔이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전 세계 배출량의 0.1%에도 못 미친다고 강조합니다. 탄소를 거의 쓰지 않은 나라가 빙하가 녹고 홍수가 나는 피해를 그대로 떠안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선진국이 가난한 나라에 도움을 주는 ‘원조’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해 온 나라들이 그 책임을 함께 나눠야 한다는 ‘기후 정의(Climate Justice)’가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네팔 정부는 2022년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총회 합의로 설립된 ‘손실과 피해 대응 기금’에 약 2000만 달러의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물론 기후변화와 특정 재난의 인과관계를 법적으로 명확하게 증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한 나라의 온실가스 배출이 홍수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 정확히 계산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카날 장관도 중국이나 미국, 인도 같은 특정 국가에 직접 배상금을 요구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그 대신 이번 재난을 기후변화라는 큰 흐름 속에서 바라보고, 국제사회가 함께 책임지자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후 피해 지원 문제는 도덕적으로는 공감을 얻지만, 국제법과 외교 현실에서는 여전히 풀기 어려운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네팔의 ‘히말라야 쓰나미’는 결코 먼 나라의 남의 일이 아니라 지구 환경을 함께 지켜야 한다는 경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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