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풀어쓰는 한자성어]邯鄲之夢(한단지몽)(조나라 서울 한, 조나라 서울 단, 어조사 지, 꿈 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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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래: 심기제(沈旣濟)의 침중기(枕中記)에서 유래한 성어입니다. 당나라 현종(玄宗) 때 여옹이란 도사가 한단(邯鄲)으로 가다가 주막에서 산동(山東) 사람인 젊은 노생을 만났습니다. 노생은 아무리 애를 써도 가난을 벗어나지 못한다며 신세 한탄을 하다가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습니다. 여옹이 보따리 속에서 양쪽으로 구멍이 뚫린 도자기 베개를 꺼내 주자 노생은 그것을 베고 잠이 들었지요. 노생은 꿈에서 점점 커지는 베개 구멍 속으로 들어가 명문가의 딸과 결혼하고 과거에 급제하여 재상의 지위까지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역적으로 몰려 잡혀가게 될 위기에 처합니다. 노생은 자결하려고 했으나 가족들의 만류로 그만두었지요. 다행히 사형은 면하고 변방으로 유배되었다가 수년 후 모함이었음이 밝혀져 다시 재상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 후 노생은 아들 다섯과 손자 열 명을 거느리고 행복하게 살다가 80세 나이로 세상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노생이 기지개를 켜며 깨어 보니 이는 꿈이었습니다. 옆에는 여옹이 앉아 있었고, 주막집 주인이 조밥을 짓고 있었는데, 아직 뜸이 들지 않았을 정도로 짧은 동안의 꿈이었지요. 노생을 바라보고 있던 여옹이 웃으며 “인생은 다 그런 것이라네”라고 말합니다. 노생은 한바탕 꿈으로 온갖 영욕과 부귀와 죽음까지도 다 겪게 해서 부질없는 욕망을 막아준 여옹의 가르침에 머리 숙여 감사하고 한단을 떠났습니다.

● 생각거리: 한단지몽(邯鄲之夢)을 노생지몽(盧生之夢), 황량지몽(黃粱之夢), 일취지몽(一炊之夢)이라고도 합니다. ‘황량’은 찰기가 없는 조이고, ‘일취’는 밥 한 번 하는 짧은 시간입니다.

한상조 전 청담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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