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어린이과학동아 별별과학백과]위험한 화재 현장… 소방관 대신 AI 로봇이 불 끈다

1 day ago 6

현대로템이 만든 ‘무인 소방로봇’
열화상 카메라로 실종자 찾아내고
지름 65mm 방수포로 물줄기 뿜어
서울시에선 AI 화재 순찰 로봇 운용
발화점 찾고 유독가스 등 안전 확인

올해 2월 경기 남양주시 수도권119특수구조대에서 열린 시연 행사에서 현대로템이 개발한 무인 소방로봇이 거센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다. 남양주=뉴스1

올해 2월 경기 남양주시 수도권119특수구조대에서 열린 시연 행사에서 현대로템이 개발한 무인 소방로봇이 거센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다. 남양주=뉴스1
올해 1월 30일 충북 음성의 한 생활용품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날 발생한 화재는 소방대원 254명과 장비 94대가 출동해야 했을 만큼 매우 큰 규모였습니다. 충북소방본부는 화재 현장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무인 소방로봇 1대를 불이 난 공장으로 투입했습니다.

해당 공장은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건축물이었습니다. 샌드위치 패널은 바깥 틀을 철로 만들고, 안은 스티로폼과 같은 단열재로 채운 구조입니다. 단열재는 평소에 건물에서 열을 내보내지 않게 막는 역할을 하지만, 작은 불씨만 있어도 불이 쉽게 옮겨붙습니다. 단열재가 불에 먼저 녹고 바깥에 있는 철 구조물만 남으면 건물을 지탱할 힘이 없어져 건물이 무너질 위험이 있습니다.

화재 발생 후 3시간 뒤인 오후 6시쯤 큰불은 잡혔지만, 실종자 한 명을 찾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소방대원들은 공장 주변의 열기와 연기 때문에 현장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무인 소방로봇은 열화상 카메라와 지름이 65mm인 방수포에서 강하게 나오는 물로 남은 불을 끄고, 소방대원이 들어갔을 때 건물이 갑자기 무너지지 않도록 약한 구조물들을 미리 무너뜨렸습니다.

열화상 카메라는 열을 감지해 불이나 사람을 탐지하고 화면으로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특수한 영상 처리 기법이 쓰인 덕분에 소방대원이 바깥에서도 화재 현장을 선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덕분에 이날 현장의 실종자를 안전하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무인 소방로봇을 만든 기업 현대로템은 “이 로봇은 앞으로 자율주행으로 움직이며 인공지능(AI)이 불이 난 지점을 탐지하고 불을 끌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화재 현장서 맹활약하는 ‘무인 소방로봇’

올해부터 무인 소방로봇 외에도 다양한 로봇이 소방대원의 역할을 일부 대신할 예정입니다. 서울시 재난대응본부는 ‘4족 보행 로봇’과 ‘AI 화재 순찰 로봇’ 등을 서울 곳곳에 둘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네 발로 걷는 4족 보행 로봇에는 라이다 센서가 달려 있습니다. 라이다 센서는 레이저를 발사해 로봇과 물체 사이의 거리를 재고, 주변 환경을 영상으로 나타냅니다. 4족 보행 로봇은 라이다 센서로 현장 영상과 구조할 사람의 위치를 파악하고 실시간으로 소방대원에게 보냅니다.

불이 붙어 물체가 타는 ‘연소’의 과정에는 3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불에 탈 수 있는 물건, 물체에 불이 붙는 온도 이상의 열, 산소입니다. 이 셋 중 하나라도 없으면 물체는 불에 타지 않습니다. 그래서 불이 났을 때 소방대원은 3가지 요소 중 하나 이상을 빠르게 없애려고 합니다. 이때 소방로봇이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연기가 자욱해 앞이 잘 안 보이면, 소방대원은 빠르게 불을 끌 방법을 찾기 어려워 소방로봇을 출동시킵니다. 소방로봇은 멀리 있는 소방대원의 조종에 따라 불이 난 지점을 찾습니다. 소방대원은 열화상 카메라로 비치는 화면을 보며 로봇을 조종하고, 불을 끄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또 4족 보행 로봇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 여러 층을 이동하며 도움을 줍니다. 라이다 센서를 통해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소방대원에게 실시간으로 정보를 전송합니다. 유독가스 측정기를 통해 소방대원들이 화재 현장에 들어가도 안전한지 확인합니다. 안전이 확인되면, 소방대원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 4족 보행 로봇이 보낸 위치에 있는 사람을 구합니다. 이때 소방대원은 옷처럼 입는 웨어러블 로봇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웨어러블 로봇은 소방대원이 무거운 사람이나 장비를 반복해서 들어 옮길 때 허리나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힘을 보태주는 역할을 합니다.

●초저주파 소리로 불 끄는 기술 개발

정보기술(IT) 기업 FRT로보틱스의 웨어러블 로봇인 ‘스텝업 네오’는 인공지능으로 소방대원의 상황과 자세를 분석한 뒤 허리와 양쪽 엉덩이 옆을 감싼 로봇 속 스프링의 위치를 바꿔 허리를 단단하게 받칩니다. 그러면 무거운 사람이나 물건을 들 때 소방대원의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이 줄어듭니다. FRT로보틱스는 “소방대원 등 무거운 물건을 드는 직업군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웨어러블 로봇을 입지 않을 때보다 사람들이 근육을 쓰는 힘이 평균 25%가량 줄었다”고 효과를 설명했습니다.

데이터센터와 같이 전기가 흐르는 화재 현장에는 물을 뿌리면 폭발하거나 사람이 감전될 위험이 있습니다. 또 작은 입자로 이루어진 인산암모늄 같은 화학물질로 불을 끄면, 화학물질이 기계 틈새에 남아 기계를 고장 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리로 불을 끄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미국 IT 기업 소닉파이어테크는 초저주파의 소리로 불을 끄는 기술인 ‘소닉 파이어’를 출시했습니다. 초저주파는 주파수가 20Hz(헤르츠)보다 낮은 소리로, 사람의 귀로는 들을 수 없습니다. 초저주파로 된 파동은 불꽃 주위에 있는 공기를 밀어냅니다. 불꽃 주변에 산소가 못 오도록 막아 불을 끄는 원리입니다. 소닉파이어테크의 제프 브루더 대표는 “전기 배터리 공장, 데이터센터,박물관 등 기존 소화기로 불을 끄다가 오히려 추가 피해가 생길 수 있는 장소에서 소닉 파이어가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소닉 파이어는 미국의 일부 지역에 시범적으로 설치되고 있습니다.

손인하 어린이과학동아 기자 cown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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