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살해범 차철남 “빌려준 3000만원 안 갚아 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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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 갚아 중국동포 형제 살해” 진술
편의점주·건물주 습격엔 “우발적” 주장
사이코패스 검사·신상정보 공개 검토

중국인 등 2명을 살해하고 편의점 주 등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도주하다 잡힌 차철남이 경기 시흥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시흥=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중국인 등 2명을 살해하고 편의점 주 등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도주하다 잡힌 차철남이 경기 시흥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시흥=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경기 시흥에서 중국인 2명을 살해하고 한국인 2명을 흉기로 다치게 한 중국인 차철남(57)의 살해 동기가 채무 관계 때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차 씨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며 “친하게 지내던 중국동포 형제에게 2013년부터 여러 차례 3000만 원을 빌려줬는데 갚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차 씨는 17일 오후 4시경 “술 한잔하자”며 친하게 지내던 중국동포 50대 A 씨를 자신의 시흥시 정왕동 거주지로 불러 미리 준비한 망치로 살해했다. 1시간 뒤인 이어 오후 5시경에는 200여m 떨어진 A 씨 형제의 거주지로 찾아가 A 씨의 동생을 망치로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차 씨는 2012년 한국 체류비자(F4)로 입국한 뒤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비자를 갱신했다. F4 비자는 과거 대한민국 국적이었거나, 부모 또는 조부모 중 한 명이 대한민국 국적이었던 외국 국적 재외동포에 부여된다. 유효기간 없이 3년 단위로 갱신만 하면 한국에서 계속 생활할 수 있다.

차 씨는 정왕동에 줄곧 살았고 특별한 직업 없이 가끔 일용직 근무를 하며 과거 외국에서 벌어놓은 돈으로 생활을 이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음주 운전 등으로 2건의 전과가 있고 폭행과 살인 전과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차 씨는 A 씨 형제의 시신을 이틀 간 방치한 뒤 19일 오전 9시 34분경 거주지 인근에 평소 다니던 편의점의 점주 60대 여성을 흉기로 찌르고 도주했다. 같은 날 오후 1시 21분경에는 편의점에서 약 1.3㎞ 떨어진 한 체육공원에서 자기 집 건물주인 70대 남성을 흉기로 찔렀다. 이들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차 씨는 “편의점주는 ‘나에 대해 험담’을 했고, 집주인은 나를 무시해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 폐쇄회로(CC)TV와 탐문 등을 통해 사전계획범죄 여부에 대해 계속 수사 중이다.
경찰은 차 씨를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프로파일러 면담 등을 통해 사이코패스 여부 등에 대해 확인 할 예정”이라며 “‘중대범죄신상공개법’에 따라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 구성을 위한 요건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흥=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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