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2' 이병헌 인터뷰
앞서 게임 비극 겪은 프론트맨
기훈에 조소와 기대 모두 가져
"프론트맨의 정체를 시청자와 프론트맨만 알고 있는 것이 '오징어게임' 시즌2의 매력입니다. 시즌1의 오일남처럼 마지막에 정체를 드러내 충격을 주는 것과는 반대의 방식이죠."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시즌2에서 프론트맨을 연기한 이병헌 배우가 시즌2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병헌은 8일 서울 삼청동에서 진행된 언론 인터뷰에서 "프론트맨은 시청자에게만 자신의 정체를 공유하면서 게임에 참가해 다른 참가자와 대화하고 기훈을 관찰한다"며 "시청자와 은밀한 약속을 한 상태에서 작품 내내 미묘한 느낌들을 은밀하게 주는 방식이 포인트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시즌2는 시즌1의 오징어게임에서 우승해 막대한 상금을 받은 기훈(이정재)이 복수를 위해 게임장에 돌아와 프론트맨과 대결하는 과정을 그린다. 오징어게임의 흑막인 프론트맨은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참가해 기훈의 행보를 지켜본다.
이병헌은 프론트맨이 기훈에게 조소와 기대의 감정을 모두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훈이 가진 인간에 대한 믿음을 비웃으면서도 마음 한쪽에서 기훈의 신념이 맞길 바라는 인물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기본적인 감정은 '잘 봐, 네가 얼마나 잘못된 생각을 하는지, 어떤 걸 깨닫게 되는지'이지만 기훈에게 애정을 가지고 그의 뜻이 맞길 바라는 마음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감독님과도 이런 지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시즌2에서 이병헌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면 또한 기훈에 대한 프론트맨의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이다. 그는 "기훈이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자고 할 때 프론트맨은 시청자들만 알 수 있는 미묘한 미소를 짓는다"며 "시즌2를 연기하면서 제일 재밌었던 장면이고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키포인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병헌은 프론트맨의 인간적인 모습을 어느 정도까지 보여줘야 할지도 시즌2에서 가장 고민한 지점이라고 밝혔다. 깊은 상처를 가졌고 기훈처럼 과거 오징어게임에서 살아남으며 처참한 경험을 했을 프론트맨이 다른 참가자들처럼 게임장에서 기쁨이나 두려움 등 인간적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적절한지 숙고했다는 것이다.
그는 "프론트맨이라는 인물 자체만 보면 인간적 감정이 나오기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감독님은 계속 기쁨과 불안함, 긴장 등을 더 보이라고 하셨다"며 "인물을 보는 배우의 판단과 작품 전체를 보는 감독의 시각이 달랐던 것인데 작품을 보고 나니 프론트맨이 일반 참가자들처럼 인간적 감정을 표현한 것이 확실히 더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