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착각하는 인간 … 허무주의와 실존주의를 극복하는 AI 시대 인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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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세상, 열정적으로 살되 결과에 집착하지 말라

사진제공=간디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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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이미 하나의 경제권이 되었고, 인공지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요즘은 미래가 불안하다. 또 현재 직업의 50% 정도는 20년 이내에 사라질 거라는 예측도 있다. 불안한 시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우선 지구는 복잡계다. 해와 달, 기후, 대지, 그 속의 인간과 다른 생명체들은 복잡하게 뒤엉켜 지구라는 하나의 생명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수많은 생명을 길러내는 대지도, 인간의 신체도 복잡계이다.

다양한 집단과 국가 등 인간 사회도 역시 하나의 복잡계다. 언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결국 한 인간의 육체부터, 그를 둘러싼 사회, 자연환경 모두가 개인의 삶을 결정하는 복잡계다. 그러므로 중층적 복잡계 속하는 인간은 불안이 숙명이기도 하다.

오늘날 세계가 너무나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을 뿐 아니라 너무나 많은 변수에 노출되어 있어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 더욱 더 어려워졌다. 때문에 내 뜻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언제나 상존하고, 언제나 뜻하지 않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결국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야 마땅하지만, 결과에 너무 집착하는 것은 이 세상 현실에 맞지 않으므로,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열심히 노력해 보되 그 결과는 어떻게 되어도 좋다는 열린 마음으로 시작하는 것이 이 세상의 이치에 맞는 태도일 것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우주의 역사와 함께 하고 우주의 일부이며, 기적 같은 생명을 부여받아 생명현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생명체이기에 생물학적인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이렇게 죽음은 자연스러운 우리의 운명이며, 모든 생명체가 받아들여야 하는 필연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일 때 우리의 삶은 더욱 소중해지고 감사한 일이 되며, 삶을 더욱 열정적으로 살게 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실존주의 등 서양 사상은 인간을 세계의 한 부분이자 세계가 만든 생명체로 보지 않고, 세계 속에 내던져진 독립된 존재로 보았다. 그렇지만 이렇게 우주와 지구와 사회로부터 분리된 ‘나’를 상정할 경우, 나는 이 광대한 우주의 시공간 속에서 먼지보다 못한 초라한 존재가 된다. 그리하여 나는 의미 없는 존재가 될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허무주의로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제 인간은 지능이 발달해서 우주를 상상하고 우주의 규모를 대략적으로라도 알게 되었고, 인간의 한계들도 알게 되었으며, 자유와 상상력을 가지고 우리 나름대로 인간의 의미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게다가 우주가 나에게 요구하거나 부과된 과제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각자 인생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있는 것이다. 이는 소중한 일이며, 우주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다.

저자는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는 지혜로운 10가지 사고 습관으로 ▲협소하고 왜곡된 자아의식에서 벗어나라. ▲세계는 감각과 지각이 만든 허상이다. ▲모든 분별은 상대적이다. ▲나의 욕망도 사회와 문화가 만든다. ▲일어나는 감정을 한 발 떨어져 관찰하라. ▲세상의 잣대에 얽매이지 마라. ▲열정적으로 살되 결과에 집착하지 말라. ▲함께하는 자가 행복하다. ▲늘 죽음을 의식하라. ▲나와 우주의 의미는 내가 만든다 등을 제시했다.

저자 김창민은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불어불문학과와 서어서문학과를 졸업하고, 스페인 마드리드대학교에서 중남미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서어서문학과 교수, 라틴아메리카연구소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최용석 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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