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및 일본 정상과 통화하며 정상 외교 무대에 데뷔한 이재명 대통령이 조만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통화할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이날 외교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다음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 시 주석과 통화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중국 등 다른 주요국 정상과의 통화에 대해 “일정이 조율되는 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지난 4일 축하 축전을 보냈다. 시 주석은 축전을 통해 “수교 후 33년 동안 양국은 이데올로기와 사회 체제 차이를 넘어 함께 나아가며 상호 발전해 왔으며, 양국 관계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발전해 왔다”며 “중국은 한국과 함께 수교 당시의 초심을 잊지 않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부단히 발전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을 향해 “(미국이) 중·한 관계 이간질을 멈추길 권고한다”고 메시지를 냈다.
이 대통령은 다음주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정상들과 중국 문제에 관해 대화할 가능성이 크다. G7 회원국 정상들이 이 대통령에게 대(對)중국 견제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미 동맹을 근간으로 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운 이 대통령에게 G7 정상회의는 일종의 시험대라는 분석도 있다.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양국 관계에 대해 소통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반도 주변 4강국 가운데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는 확정되지 않았다.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경제적으로 밀착 관계를 이어가고 있어 양국 관계가 껄끄러운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러시아 양국이 전쟁 전까지 경제적 교류를 이어왔으며, 전쟁 중에도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직접 수출하지 않고 러시아도 거친 비난을 자제하는 등 관계 복원 여지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