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뒤흔든 中 '딥시크' 충격…AI 투자 확대 나선 美 빅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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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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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등장이 글로벌 AI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딥시크가 저렴하고 낮은 성능의 칩을 활용해 미국 AI 모델에 떨어지지 않는 기능을 구현해내면서다. AI 시장에서 미국 중심의 기술 독점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AI 투자 속도 높이는 美 빅테크 기업

시장 뒤흔든 中 '딥시크' 충격…AI 투자 확대 나선 美 빅테크

지난달 딥시크가 개발한 추론 AI 모델 ‘R1’의 등장은 단순한 신생 AI 모델의 성장 이상으로 해석되고 있다. 딥시크는 기존 미국 AI 기술 기업들이 필수적으로 사용했던 고성능 칩을 사용하지 않고도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구현했다며 AI 개발 방식의 혁신을 예고했다. 실제로 챗봇아레나에 따르면 딥시크의 글로벌 챗봇 성능 순위는 미국의 구글와 오픈AI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앞다퉈 AI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AI 연구개발(R&D)뿐만 아니라 AI 칩, 서버, 네트워크 인프라 등에 대한 전방위적인 투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들의 공통적인 목표는 AI 모델 개발과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장을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수요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오라클·구글·메타의 총 AI 인프라 투자액은 2017년 417억 달러에서 2023년 1472억 달러로 6년 사이 3.5배 뛰었다. 작년은 2237억 달러, 올해는 2742억 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시장 뒤흔든 中 '딥시크' 충격…AI 투자 확대 나선 美 빅테크

각 기업들은 올해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대규모 자본 지출 계획을 내놓았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의 올해 자본 지출(Capex) 규모는 2150억 달러(약 310조 24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대비 약 45% 증가한 수치다.

가장 큰 규모로 투자하는 곳은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연내 1000억 달러(약 144조 3200억원)을 자사 클라우드 사업(AWS)의 데이터센터 확장을 포함한 AI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AI는 클라우드 이후 가장 큰 기회이자, 인터넷 이후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800억 달러 이상 AI 데이터센터에 투자할 계획이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AI가 더욱 효율적이고 접근 가능해지면서, 관련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의 경우 올해 자본 지출 규모를 750억달러(약 108조 2400억원)로 설정했다. 마찬가지로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장에 집중한다. 다만 클라우드 사업 성장세 둔화로 인해 투자자 우려가 커지면서 실적 발표 이후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7%가량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AI 활용 비용이 계속 감소하면서 AI를 통한 혁신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AI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메타는 AI 관련 투자 목표를 600억~650억달러(약 86조 5920억~93조 8080억원)로 설정했다. 이는 증권가 예상치보다 약 70% 높은 수준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우리는 AI 발전에 맞춰 기술을 조정할 수 있는 막대한 투자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같은 투자 덕분에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지 못한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인프라 확장 경쟁도 치열

AI 인프라 확장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전력망 구축, 데이터센터 확보, 재생에너지 인프라 확충 등 AI 기술 도입을 위한 물리적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AI 칩과 같은 고성능 하드웨어에 대한 수요 역시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AI 산업의 성장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 한, 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기업들마다 차별화된 전략을 세우는 것도 고심하고 있다. AI 모델의 성능 향상과 비용 절감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면서 각 기업은 최적의 인프라 구축 방식과 연구개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미·중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AI 인프라 확장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는 “서방 국가들이 AI 경쟁에서 중국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오픈소스 AI 모델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며 “만약 우리가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중국이 궁극적으로 오픈소스 리더가 되고, 나머지 세계는 폐쇄형 소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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