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美 델라웨어 회사법 릴레이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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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美 델라웨어 회사법 릴레이 개정

미국 S&P500 기업의 약 60%가 회사 설립 준거법으로 채택한 델라웨어주 회사법이 지난 3년간 수차례 개정됐다. 그런데 최근 연속 3회에 걸친 한국 상법 개정과는 완전히 반대 방향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2024년 6월 개정 회사법(SB313)을 보자. 그 전에 케네스 메일리스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는 투자은행 메일리스&컴퍼니 창업자이자 지배주주다. 그는 이 회사 기업공개(IPO) 직전 주요 주주와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 메일리스가 ①신주 발행, 정관 변경, 배당 결정 등 이사회의 주요 경영상 결정에 대한 사전 서면 승인권 ②이사회 과반수 구성권 ③이사회 내 위원회 구성에 대한 동의권 등 이사회 운영에 관해 광범위하고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다는 내용이다. 이로써 메일리스는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게 됐다.

그러자 소수주주인 웨스트팜비치 소방관연금이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에 소를 제기해 지배주주 개인이 이사회를 무력화하는 이 같은 주주 간 계약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법원도 소수주주 손을 들어줬다.

법원 판결 이후 이번엔 업계가 들고 일어났다. 지배주주는 그만 한 권한을 행사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이를 수용해 델라웨어주의회는 판결을 뒤엎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했다. 그것이 바로 SB313이다. 회사법 122조에 18항을 신설해 ‘(잠재적) 주주는 이사회가 정한 최소한의 대가(consideration)와의 교환으로 광범위한 주주 간 계약 내지 거버넌스(지배구조)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해당 주주 간 계약은 내용이 정관에 규정돼 있는지와 관계없이 효력이 있다’(제122조 본문)는 내용도 담았다. 물론 이 같은 규정이 이미 지배구조가 확립된 기존 대기업에 적용되긴 어렵다.

그러나 회사법 영역의 계약 자유 보장과 강력한 투자자 보호는 기업과 자금 유치를 위한 최선의 선택임을 부인할 수 없다.

지난해 3월 개정 회사법(SB21)은 상장 폐지나 소수주주 축출을 수반하지 않는 일반적인 ‘지배주주 거래’는 독립 이사로 구성된 위원회의 승인 또는 이해관계 없는 주주의 과반수 찬성이 있으면 이사가 법적으로 면책된다는 내용이다. 그 전제로 ‘지배주주’와 ‘지배집단’의 정의도 명확히 했다. 주주의 ‘장부 및 기록 열람권’도 대폭 제한했다. 회사의 기밀 보호를 위한 것이다.

올해 6월 개정(HB400)은 기술적 조치였다. 상장기업이 발행 가능 주식을 증감하는 결의를 할 때 ‘발행주식 총수의 과반수’에서 ‘실제 투표한 주식의 과반수’로 의결정족수를 완화하는 2023년 개정법 취지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이제 한국 개정 상법을 보자. 한국은 이사의 법적 책임과 소수주주의 권리를 강화하고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등 미국과 정반대 움직임을 보였다. 상법 개정 전후로 코스피지수가 급등하긴 했으나 역사적인 반도체 대호황에 가린 착시일 뿐이라는 지적도 많다. ‘삼전닉스’를 주축으로 한 유가증권시장은 활황인 반면 코스닥에선 찬바람이 불고 있는 게 그 증거다. 코스피지수 상승이 기업 성장과 고용 창출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조짐 역시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더 강력한 집단소송제도를 도입하는 등 기업을 옥죄는 법안만 현재까지 14건 발의됐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최근 하도급법 등 20여 개 법률을 개정해 최대 다섯 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은 친기업, 한국은 반기업 입법에 너무나 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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