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K팰런티어 육성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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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K팰런티어 육성이 살 길이다

세계 인공지능(AI) 패권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오픈AI와 구글이 주도하는 경쟁에 앤스로픽이 뛰어들어 3파전이 벌어지고 있다. AI 거품론이 대두하자 투자수익률(ROI) 측면이 강조되면서 모델 개발보다 활용에 집중하는 AI 대전환이 확산하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AI가 모델 개발을 넘어 실제 비즈니스에 확산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사람을 대리해 주어진 업무를 자율 수행하며 획기적 생산성 혁신을 목적으로 하는 ‘에이전트 AI’의 본격적 확산이 시작될 것이라는 의미다. 주로 첨단 제품 기술의 미래 트렌드를 제시하는 ‘CES 2026’에서 주목받은 기능·성능 혁신 중심의 피지컬 AI와 함께 미래 산업 판도를 좌우할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이 국가 경제의 핵심이기에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 혁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올해 세계적인 에이전트 AI 열풍이 전망되면서 우리 기업의 대응 전략이 국가적으로 시급하고 중요한 이유다. 이 전략은 기업과 시장에만 맡기면 안 되고 정부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에이전트 AI 강국이 되려면 먼저 ‘쩐(錢)의 전쟁’으로 승산이 희박한 범용보다 제조, 의료, 문화 등 우리가 강점이 있는 산업 특화로 승부해야 함과 동시에 반도체, 데이터, 컴퓨팅 인프라, 모델, 플랫폼, 서비스 등 AI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국가 전략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핵심 성공 요인인 데이터 구조화와 표준화, 컴퓨팅 인프라와 모델 개발, 인재 양성 등은 현실적으로 개별 기업 차원에서 하기 어렵고 정부 주도로 추진돼야 가능하다.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이 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우리 기업이 부족한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 기업과 협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특정 기업에 종속되지 않고 데이터 유출을 방지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HD현대가 미국 에이전트 AI 기반 운영 플랫폼 기업인 팰런티어와 대규모 협력 계약을 체결한 것이나 KT가 마이크로소프트와 AI 대전환 분야에서 협력하는 것은 반드시 특정 기업 종속과 데이터 유출 방지라는 대원칙을 전제로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이 원칙 준수가 쉽지 않다. 팰런티어와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클라우드 기반 사업자여서 데이터 유출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어려운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가 AI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강점이 있고 승산이 큰 산업 특화 에이전트 AI 분야에서 퍼스트무버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AI 모델도 중요하지만 산업 데이터 및 분야별 도메인 노하우 확보가 더 중요하다. 여기엔 정부의 모니터링과 계도가 필수적이다.

대안으로 ‘K팰런티어’ 육성이 시급하다. 팰런티어가 ‘온톨로지’로 불리는 AI 기반 데이터 의미·맥락·관계 모델링 기법을 바탕으로 단기간에 시가총액 500조원에 육박하는 선도 기업으로 성장한 데는 국방부 등 미국 정부의 역할이 컸다. 우리도 수십 년간 축적한 세계 최고 수준의 산업 데이터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산업 AI 대전환에 특화한 에이전트 AI 기업 육성에 국가적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는 연구개발(R&D) 투자와 정부 조달, 컴퓨팅 인프라, 인재 양성 등을 지원하고 기업은 중장기적으로 ‘함께 살길’이라는 점을 인식해 협력해야 한다. 성공한다면 우리 산업과 기업의 생산성·경쟁력 혁신은 물론 팰런티어를 능가하는 다수의 세계적 기업 배출도 가능하다. 우리 산업과 기업, 경제의 미래가 여기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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