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보다 작품이 먼저 보였다…‘디렉터스 아레나’, 감독 서바이벌도 대중예능이 된다

1 hour ago 2

감독들이 만든 2분 안팎의 짧은 드라마가 웃음과 긴장, 반전을 한꺼번에 만들었다. 어렵고 낯설게 느껴졌던 ‘감독 서바이벌’이 대중적인 예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ENA·라이프타임 ‘디렉터스 아레나’ 6회에서는 톱10 감독들의 1대1 데스매치가 펼쳐졌다. 이날 결과가 공개된 대결에서는 이유진, 한상일, 이동훈, 양경희가 살아남았다.

‘디렉터스 아레나’의 강점은 작품을 평가하는 프로그램이면서도 작품 바깥의 이야기를 예능으로 끌어내는 데 있다.

이유진과 고현국의 승부는 단 한 표 차이로 갈렸다. 이유진이 이겼지만 결과 발표 직후 은종훈 감독이 고현국의 작품에 스톱 하나를 실수로 눌렀다고 털어놨다. 그 실수가 없었다면 두 사람은 동점이었다.

장도연은 참가자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었던 실수를 저지른 은종훈을 강하게 나무랐다. 생존과 탈락이 걸린 살벌한 상황이었지만, 장도연의 순발력 있는 반응이 긴장을 웃음으로 바꿨다.

한상일과 정주의 대결에서는 B급 코미디의 힘이 폭발했다. 한상일의 작품에는 워너원 출신 박우진이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박우진은 익숙한 스타 이미지를 내려놓고 과장된 상황과 빠른 호흡의 코미디에 몸을 던졌다.

정주도 선전했지만 결과는 한상일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단순히 유명 가수를 출연시킨 데 그치지 않고, 박우진의 캐릭터를 한상일 특유의 ‘병맛’ 감성과 결합한 것이 효과를 냈다.

작품을 본 차태현이 이병헌 감독에게 “B급의 정석 아니냐”고 묻자 이 감독은 “난 늘 A급을 하고 있다. 사람들이 B로 이해한다”고 받아쳤다. 장도연은 “슬픈 얘기였네요”라고 곁들였다. 전문적인 작품 평가가 심사위원들의 입담을 거쳐 자연스럽게 예능적 재미로 이어졌다.

양경희와 박소랑의 승부에서는 구독자와 심사위원의 판단이 엇갈렸다. SS501 출신 김규종과 배우 현봉식이 카메오로 등장한 박소랑의 작품은 구독자 평가에서 앞섰다. 그러나 파이브스타즈의 스톱이 박소랑에게 몰리면서 양경희가 역전승했다.

방송 후반 공개된 이주승의 작품에서는 윤소이가 주인공으로 나서 살인마로 변신했다. 윤소이는 서늘한 눈빛과 강한 집중력으로 짧은 영상의 분위기를 단숨에 장악했다. 이병헌 감독은 “주승이가 잘하니까 재밌네”라며 배우 출신 이주승의 연출을 반겼다. 이주승과 한수지의 최종 결과는 다음 회로 넘어갔다.

박우진, 김규종, 현봉식, 윤소이 등 익숙한 스타의 등장도 프로그램의 진입 장벽을 낮춘다. 그러나 스타의 이름이 작품보다 먼저 튀어나오지는 않는다. 감독이 배우를 어떻게 쓰고, 짧은 시간 안에 어떤 이야기를 완성했는지가 승부의 중심에 놓인다.

여기에 이병헌, 차태현, 장근석, 장도연의 서로 다른 평가와 입담이 더해진다. 전문적인 연출 이야기는 어렵지 않게 전달되고, 탈락의 긴장감은 예능적 호흡으로 완화된다.

‘디렉터스 아레나’는 감독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반드시 어렵거나 무거울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좋은 작품이 웃음을 만들고, 예상하지 못한 평가가 반전을 만들며, 감독들의 자존심이 다음 회를 기다리게 한다.

짧은 드라마를 보여줬을 뿐인데 예능이 살아났다. ‘디렉터스 아레나’가 감독 서바이벌을 대중적인 콘텐츠로 바꿔놓고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