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장사 어쩌나"…일요일 밤마다 청년들 몰려드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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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성요셉성당

/사진=성요셉성당

미국 뉴욕의 젊은 세대들이 성당으로 몰리고 있다. 일요일 미사가 열리는 성당에 나와 정서적 안정과 유대감을 찾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6년 5월 3일(현지 시간) 이같은 변화를 전하며 "맨해튼 중심가의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 등에는 최근 몇 년 사이 젊은 신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특히 일요일 저녁 미사는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다"라고 소개했다.

몇 년 전까진 텅 빈 자리를 걱정해야 했지만 일요일 오후 6시 미사는 이제 사실상 '만석'에 가까운 상황이다. 늦게 도착한 신자들은 접이식 의자에 앉거나 유리문 밖에서 미사를 지켜보고 있다. 발코니 계단이나 벽에 기대 미사를 참관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에 있는 성 요셉 성당 앞에는 미사 시작 30분 전부터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젊은이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별한 행사가 있지 않아도 매주 성당 안 좌석은 물론 복도와 계단까지 사람들로 가득 찬다는 후문이다.

미사 이후에는 성당 계단에서 연락처를 교환하고 저녁 약속을 잡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몇몇 사람들은 미사 시작 전 모임을 갖고 함께 성당으로 가고 있다.

/사진='피자 먹고 성당으로'(Pizza to Pews)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사진='피자 먹고 성당으로'(Pizza to Pews)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지난해 뉴욕으로 이사 온 앤서니 그로스(22세)는 인근 피자 가게에서 '피자 먹고 성당으로'(Pizza to Pews)라는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100~200명의 젊은이가 피자를 먹고 함께 성당으로 향한다는 게 그로스의 설명이다.

그로스는 "혼자 미사에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며 "술집에 가서 400달러를 쓰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센트럴파크에서는 젊은 여성들이 함께 걸으며 묵주기도를 하는 '홀리 걸 워크'(Holy Girl Walk)가 진행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챌린지인 '핫 걸 워크'(Hot Girl Walk)를 패러디한 모임으로 입소문을 타고 참가자가 최근 150명까지 늘어났다.

성 요셉 성당 보니페이스 신부는 "코로나 19 팬데믹 이전에 신자가 되길 원하는 사람이 1년에 25명 정도였다면 2024년엔 46명, 지난해는 135명으로 늘었다"며 "거의 모두 성인이다. 7년 만에 5배 이상 증가했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더불어 "2018년 부임했을 당시 청년 미사 후 열리는 소모임에는 20명 정도가 참석했는데 지금은 120명에서 150명 정도가 참석한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성 요셉 성당뿐 아니라 미국 내 젊은 층에서 성당을 찾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통계도 나왔다. 여론조사 기관 갤럽에 따르면 '종교가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18~29세 미국 남성 비중은 2025년 기준 42%로 2023년 28%에서 크게 늘었다. 다만 같은 연령대 여성은 같은 기간 약 30%에서 29%로 소폭 하락했다.

이같은 변화의 배경으로는 여러 요인이 꼽힌다.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고립감과 지정학적 긴장, 경제적 불확실성, 사회적 유대와 공동체에 대한 갈망 등이 Z세대를 신앙 공동체로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일부 교구에서는 보수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 살해 사건 등 전국적인 정치 폭력 사건 이후 신자 수가 급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종자도 늘고 있다. 올 부활절 세인트 조지프 성당에서만 작년의 두 배인 약 90명이 정식 입교했다. 개종반 수강생도 평소의 3~4배 수준이다. 과거 성경을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는 이들까지 개종반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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