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에서 매매되는 10개 종목의 거래대금이 한국거래소의 같은 종목 거래액 대비 20%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100개 종목 추가를 앞두고 넥스트레이드가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다.
넥스트레이드는 지난 4일 출범 후 14일까지 총 1398억원이 거래됐다고 집계됐다. 10개 종목이 약 2주일간 하루 평균 155억원어치씩 거래된 셈이다. 같은 기간 한국거래소의 같은 종목 기준 거래액은 5756억원이었다. 비중으론 24.3%다. 오는 3분기부터 적용될 대체거래소의 거래 제한 기준(15%)을 크게 웃돈 수치다.
종목별로는 와이지엔터테인먼트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다. 457억원어치였다. 다음으로 동국제약(322억원) 에쓰오일(216억원) 순이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총 9거래일 중 5일 동안 하루 거래액 1위였다. 제일기획(34억원) 골프존(19억원) 등의 넥스트레이드 거래액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17일부터는 넥스트레이드에서 DB손해보험, HD현대, NH투자증권, 한화, 이마트, GS건설, 케어젠, 스튜디오드래곤, 씨젠, 원익IPS, CJ ENM, SOOP, 안랩 등 100개 종목이 추가 거래된다. 종목 수가 급격히 늘면서 복수 거래소의 성패가 드러날 시기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넥스트레이드는 오전 8시~오후 8시 개장하는 데다 거래 수수료가 한국거래소 대비 평균 30% 저렴해 초기 반응이 긍정적이다. 다만 출범 초반에 일부 대형 증권사에서 매매 체결 조회가 지연되는 사고가 터지기도 했다. 대량·바스켓 매매는 시스템 미비 탓에 아직도 지원되지 않고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오는 24일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350개 종목으로 거래를 확대한다. 공매도가 전면 재개되는 31일엔 총 800개 종목으로 늘릴 방침이다.
일각에선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대금 증가세가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관 펀드는 장 종료 후 매일 회계처리할 시간이 필요한데 야간 거래 여건까지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며 “넥스트레이드는 일단 개인투자자 중심이기 때문에 삼성전자 등 대형주가 추가될 경우 거래대금 비중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