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도 20년 전 '병지컷' 따라했다…요즘 뜨는 '이상한 패션' [트렌드+]

2 weeks ago 11

멀릿 트렌드를 반영한 헤어 스타일을 한 배우 송혜교. 사진=송혜교 인스타그램

멀릿 트렌드를 반영한 헤어 스타일을 한 배우 송혜교. 사진=송혜교 인스타그램

MZ세대를 중심으로 Y2K 패션이 재확산하면서 최근 패션계를 강타한 트렌드 중 하나가 ‘멀릿’ 스타일이다.

멀릿은 2000년대 초반 헤어스타일 중 하나로 대중에게 각인된 트렌드다. ‘울프컷’으로로도 알려진 멀릿 헤어는 앞머리와 옆머리가 짧고 뒷머리는 긴 게 특징이다. 주로 락 뮤지션들이 즐기던 과감하고 개성 강한 스타일이다. 국내에선 축구선수 김병지가 즐겨해 ‘병지컷’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최근엔 배우 송혜교가 명품 브랜드 펜디 컬렉션 화보 촬영 당시 층을 많이 낸 스타일의 헤어스타일을 연출해 화제가 됐다.

버버리의 2026 여름 컬렉션에서 소개된 멀릿 스타일. 사진=버버리 인스타그램

버버리의 2026 여름 컬렉션에서 소개된 멀릿 스타일. 사진=버버리 인스타그램

이 같은 멀릿 스타일이 최근 들어 '앞과 뒤가 다른' 디자인을 통해 패션계로 개념을 확장한 것이다. 반항적 이미지를 상징했던 멀릿이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개성을 표현하는 트렌드로 여겨지면서다. SNS를 통해 개성 있는 스타일링을 공유하는 문화가 번지면서 멀릿 패션은 더욱 각광받는 추세다. 다양한 느낌으로 '나만의 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웨딩부터 런웨이까지 휩쓸었다"

멀릿 트렌드는 웨딩 분야에서 먼저 주목받았다. 앞쪽 스커트 길이보다 뒤쪽이 더 긴 디자인의 웨딩드레스는 신부의 다리 라인을 돋보이게 하면서도 일반적인 드레스와는 다른 개성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끝단이 뒤로 갈수록 길어지는 드레스는 과거에도 ‘피쉬테일’ 디자인이라는 명칭으로 배우 김태희, 수지 등의 착용샷이 화제가 되며 인기를 얻은 적이 있다. 다만 멀릿 디자인이 피쉬테일과 다른 점은 스커트 앞단과 뒷단의 차이가 더 뚜렷하게 대비되며 스타일도 드레스 자체의 우아함보다는 믹스매치, 캐주얼 등의 키워드가 더 어울릴 정도로 과감하다는 점이다.

멀릿 트렌드가 잘 드러난 프라다의 2026 S/S 멘즈웨어 컬렉션 런웨이. 사진=프라다 홈페이지

멀릿 트렌드가 잘 드러난 프라다의 2026 S/S 멘즈웨어 컬렉션 런웨이. 사진=프라다 홈페이지

주로 유행을 선반영한다는 글로벌 패션위크에서 멀릿 트렌드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 추세다. 2000년대 Y2K 감성을 반영한 창의적 디자인이 대부분인데, 헴라인(치마 끝단)은 미니 길이로 유지하되 특정 부분만 길게 늘어뜨린 '비대칭' 드레스들이 프라다, 버버리, 알렉산더 맥퀸, 발렌시아가, 지방시 등 유명 명품 브랜드들의 올해 런웨이를 장식한 것이다.

주로 클래식한 느낌의 긴 아우터에 과감한 디테일과 짧은 기장감의 하의를 매치하거나, 앞면은 보수적이면서 뒷면은 과감한 노출이 있는 탑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길이가 다른 하이로우 스커트를 단정한 상의와 조합하는 것도 멀릿 패션을 연출하는 방법 중 하나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멀릿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스타일링 철학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있다며 "단순한 믹스매치를 넘어 의도적인 대비를 통해 개성을 표현하려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SPA 브랜드도 유행 감지

멀릿 트렌드가 감지되면서 여성 SPA 브랜드들도 관련 디자인을 출시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는 분위기다. 국내 SPA 브랜드 미쏘에서는 멀릿 스타일을 주요 제품으로 제안하면서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미쏘는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2일·5일 생산 시스템'을 도입했다. 고객이 지금 당장 필요로 하는 옷을 팔릴 만큼만 만들어 내놓는 방식인데, 멀릿 스타일처럼 트렌드 예측이 어렵고 다면화한 특성을 가지는 경우에 적합한 시스템이다.

믹스매치 스타일을 제안한 SPA 브랜드 미쏘 화보. 사진=이랜드월드 제공

믹스매치 스타일을 제안한 SPA 브랜드 미쏘 화보. 사진=이랜드월드 제공

미쏘에서는 특히 간절기에 여러 스타일의 의상과 믹스매치하기 좋은 자켓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며 지난달 기준 관련 상품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자켓 키워드 검색량은 약 64% 폭증했다. 클래식한 디자인의 '카라배색 하프 워크자켓’이나 '버뮤다 데님 팬츠', '아일렛 원숄더 반팔 티셔츠' 등이 주로 인기다.

글로벌 SPA 브랜드 코스도 올해 가을·겨울(F/W) 콜렉션 런웨이에서 '인 콘트라스트‘(IN CONTRAST)라는 타이틀로 믹스매치 패션을 소개했다. 이랜드 미쏘 관계자는 "최근 MZ 고객을 중심으로 베이직한 의류와 트렌디한 의상을 함께 매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예컨대 정통 자켓과 개성 강한 짧은 길이의 데님 스커트, 셔링 디테일의 스커트 등 언밸런스한 스타일을 함께 매치하는 식. 우아하고 단정하면서, 파격적이고 키치한 감성을 동시에 가져가는 스타일"이라고 소개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