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행사에도 소비자들 반응 ‘시큰둥’
식품업계 가격 인상…“마트 가기 무섭다”
오리온 국내만 가격↑…“이승준 신뢰 깼다”
오리온 등 식품업계가 원재료 값이 올랐다며 아이들 한입 간식거리까지 가격을 인상한 가운데 유통 채널 한편에서 최대 40%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큰 폭의 할인 소식에도 소비자들은 반갑기 보다는 ‘밑지는 장사 없다’는 말처럼 남는 게 있어 이렇게 파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유통업계에 보내고 있다.
3일 유통가에 따르면 쿠팡은 오는 29일까지 다양한 식품을 최대 40% 할인 판매한다. 이번 할인 행사에는 CJ 비비고, 하림 더미식, 오뚜기 등의 브랜드가 대거 참여한다.
누적된 고물가에 소비자들의 피로감이 커지고 아이들 간식 가격까지 인상한 식품업계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행사다.
앞서 동서식품은 지난달 15일부터 인스턴트 커피, 맥심 커피믹스 등의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다. 오뚜기는 지난 9월부터 케첩과 참기름, 볶음참깨 등 24개 제품 가격을 최대 15% 인상했다. 해태제과는 이달 1일부터 홈런볼, 포키 등 10개 제품 가격을 평균 8.6% 인상했다. 여기에 먹는 물값마저 들썩인다. 농심은 지난 1일 생수 출고가를 평균 9.9% 올렸다.
특히, 제과업계에서 흔치 않은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내고 있는 오리온은 당초 약속까지 깨고 초콜릿이 들어간 과자를 중심으로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다. 국내만 해당하는 조치다. 오리온의 기습 가격 인상에 대해 소비자단체들은 ‘거짓말’을 했다며 신뢰를 저버린 가격 인상을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이승준 오리온 대표는 농림축산식품부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적극 동참해 2024년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오리온은 원재료인 카카오 가격 급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하지만 실적 전망은 밝다. 다시 말하면 가격을 올릴 만큼 회사 경영이 어렵지 않다는 의미다. 키움증권은 오리온에 대해 올 4분기 역대 최대 실적이 전망된다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14만2000원을 유지했다.
자녀 2명을 키우고 있는 주부 A씨는 “식품업계가 동시다발적으로 아이들 간식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마트 가기가 무섭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