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으로 인한 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발 관세전쟁이 국내 경제의 새로운 리스크로 떠올랐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경기 하방 위험을 경고한 정부는 미국 관세 부과가 하방 압력을 더했다고 진단했다. 11일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 부문 중심 고용 애로가 지속되고 있다"며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대외 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경제에 대한 정부의 온도 차는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를 전후로 뒤바뀌었다. 작년 10월까지 그린북을 통해 '내수 회복 조짐'을 언급했지만 11월부터 사라졌다.
그리고 비상계엄 직후 나온 12월 그린북부터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하방 압력 표현을 삽입하며 5개월째 같은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경기 악재의 원인이 소비 부진과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에서 비롯됐다면, 이달부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현실화했다고 판단된다. 조성중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상호관세) 90일 유예로 우리 경제나 기업들의 부담이 다소 완화된 건 맞지만 상호관세율 중 10%는 여전히 적용되고 있고, 철강·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도 적용돼 대외 여건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류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