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중국을 잇는 미래 시장으로 떠오르자 한국 대표 식품기업들이 인도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에서 K푸드 열풍을 주도해온 롯데웰푸드에 이어 농심과 오리온도 투자와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 식품 인도 내 매출 4000억원 추정
18일 시장조사업체 IMARC에 따르면 인도의 가공식품 시장 규모는 2022년 25조4550억루피(약 424조원)에서 2028년 45조3450억루피(약 755조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급격한 경제 성장과 도시화로 인해 현지 소비자의 가공식품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가공식품의 인도 수출액은 2022년 1307만달러(약 186억원)에서 지난해 1891만달러(약 269억원)로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많이 수출된 품목은 라면이다. 지난해 수출액이 1479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78.2%를 차지한다. 라면은 인도 내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현지 생산 공장이 없기 때문이다. 롯데웰푸드, 오리온 등이 현지 생산하는 규모까지 고려하면 한국 식품의 인도 내 매출은 40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韓 식품사 3파전 예고
인도에서 K푸드 열풍을 일으킨 기업은 롯데웰푸드다. 2004년 현지 제과업체를 인수해 인도에 진출, 5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초코파이의 마시멜로 원재료를 식물성으로 바꾸고, 더운 날씨를 견디는 빼빼로를 개발하는 등 현지화에 힘썼다. 지난해 롯데웰푸드 해외 매출의 33%인 2904억원이 인도에서 나왔다. 초코파이만 881억원어치 팔았다.
농심 등 한국 라면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2016년부터 현지 유통망을 통해 수출하던 농심은 올해 850만달러의 인도 매출 목표를 세웠다. 지난달엔 인도 최대 식품전시회에서 신라면 툼바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또한 현지에서 인기가 높다. 농심 관계자는 “한국의 매운맛이 인도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65%에 이르는 오리온도 일찌감치 중국 다음 시장으로 인도를 점찍었다. 오리온은 2021년부터 인도에서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인도 릴라이언스그룹과 협업해 판로도 키우고 있다. 현지인 취향에 맞춰 딸기 망고 오렌지 코코넛 등 다양한 맛의 초코파이를 선보였다.
식품업계에서는 수년간 인도 K푸드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진출 전략도 초기 현지 유통업체를 통한 진출에서 생산시설 현지화를 통한 직진출로 바꾸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수년간의 투자가 인도 시장에서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