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정비사업 수주도 못할 판”…이주비 대출 막히자 중견건설사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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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건설사들이 재건축·재개발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정부의 이주비 대출 규제 강화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자금력이 약한 중견사들은 생존 위협을 받게 되고, 대형 건설사들에 의한 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규제가 정비사업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으며, 추가적인 대책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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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 이주 자금 막혀
시공사 추가 부담 수조원대
대형사만 감당 가능

소규모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성동구 내 연립 모습 [매경DB]

소규모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성동구 내 연립 모습 [매경DB]

중견 건설사들의 재건축·재개발 수주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조합원의 ‘이주비’ 대출을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같은 ‘6억원 제하’ 규제 대상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대형건설사에 밀려 근근이 서울 내 소규모 정비사업장 수주에 나섰던 중견건설사의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서울 사업장의 경우 조합원들이 주거지로 임시 거처를 마련하려면 이보다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가뜩이나 고금리 장기화로 공사비 부담이 커진 가운데 ‘추가 이주비’ 부담이 시공사에 수조원대 자금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9일 도심 정비업계에 따르면 중견 건설사들은 지난달 27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방안 발표 이후 가로주택정비사업과 모아타운 등 소규모 정비사업 수주에 속도를 내고 있다. HJ중공업은 지난 7일 대전 ‘삼성6구역 재개발’(1177억원)을 수주했다. 효성중공업의 자회사 진흥기업도 지난 5일 서울 정릉동 모아타운 정비사업(1610억원) 시공권을 확보했다.

중견사들이 소규모 사업 수주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침체 영향을 오롯이 받는 대규모 사업을 대신해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전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도, 수요가 일정 부분 보장된 곳은 치열한 수주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한 재건축 현장 모습 [이충우 기자]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한 재건축 현장 모습 [이충우 기자]

이런 가운데 정부의 ‘6.27대책’으로 주담대 6억원 초과 금지 등 고강도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자금력이 풍부한 대형 건설사들마저 소규모 정비사업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중견 건설사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주비 대출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당장 발등이 불이 떨어졌다. 이주비는 기존 주택을 철거하기 전 임시 거주지 마련 등을 위해 조합원이 받는 대출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전세보증금이나 매입 자금으로 전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번 규제에 포함했다.

다만 시공사가 조합원에게 지원하는 ‘추가 이주비’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시공사 입장에서는 추가 이주비 부담이 가중된 셈이다. 이주비 부족분을 채우기 위한 추가 자금이 수조원에 달할 수도 있어, 시공사는 회사 신용으로 이를 조달해야 한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추가 이주비 지원 부담이 커지면, 자금력이 약한 중견사들은 재건축 수주에 나서기 어려워졌다”면서 “결국 대형사 위주의 정비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짚었다. 한 중견 건설사 임원도 “브랜드 인지도나 자금력에서 대형사와의 격차가 큰 상황에서, 이들이 소규모 정비사업에 진출하면 중견사들은 사실상 생존 자체가 어려워진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공급 확대를 위한 정부의 방침과 달리 이번 규제로 정비사업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비사업 내 자금 경색이 현실화하면 주택공급 확대 정책과도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대출 규제의 세부 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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