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냉장고까지 샀다…연구비 5500만원 빼돌린 교수

4 days ago 9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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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립대 교수가 연구비 5500만원을 빼돌려 자동차 타이어와 가전제품 등 개인 물품을 구매한 사실이 적발됐다. 납품업체와 공모해 연구비 일부를 현금으로 되돌려받은 정황도 드러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연구비를 사적으로 유용하고 부당 거래를 통해 금품을 수수한 의혹이 있는 국립대 교수 A씨를 적발해 수사기관에 이첩했다고 27일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A씨는 국립연구기관에서 근무하다 2020년부터 국립대 교수로 재직하며 여러 연구과제 책임자를 맡아왔다. 그는 연구비 집행 구조의 허점을 악용했다.

해당 대학은 300만 원 미만 실험기자재에 대해 별도 승인 없이 연구책임자가 연구비 카드로 직접 결제할 수 있는데, A씨는 이를 악용해 소액 결제를 반복했다. 실험기자재 업체에 결제 금액을 적립금처럼 쌓아두고 필요할 때 개인 물품을 구매하는 방식이었다.

A씨는 이전 근무지였던 국립연구기관에서 남은 연구비도 반납하지 않았다. 약 3800만 원의 잔액을 이직 이후에도 계속 사용하며 개인 물품 구매에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매 품목은 연구와 무관한 생활용품이 대부분이었다. 자동차 타이어를 비롯해 세탁기, 냉장고, 마사지기, 실내 자전거, 휴대전화, 공기청정기 등이 포함됐다. 일부 물품은 자택으로 배송됐고, 지인에게 전달된 사례도 확인됐다. 이렇게 사적으로 사용된 연구비 규모는 약 5500만 원에 달했다.

A씨는 납품업체와 공모해 허위 거래를 꾸민 정황도 드러났다. 실험장비를 대여한 것처럼 서류를 작성해 실제 거래 없이 약 3300만 원을 현금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명순 권익위 부패방지 부위원장은 "공공 재원으로 조성된 연구비를 사적으로 유용하는 행위는 연구 자원의 공정한 배분과 연구 성과를 훼손하는 중대한 위법행위"라며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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