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업고 원청 교섭 봇물…특고직도 “우리도 노동자”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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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 노동절 기념식에서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등 참석자들과 박수치고 있다. 2026.5.1.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 노동절 기념식에서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등 참석자들과 박수치고 있다. 2026.5.1. 청와대사진기자단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후 하청 노동조합의 목소리가 커지고 대기업 노조의 성과급 배분 요구 등이 잇따르면서 원·하청을 가리지 않고 노사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1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면 파업에 돌입했고, 삼성전자 노조도 ‘영업이익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그동안 노조로 인정받지 못했던 화물기사 등 특수고용직(특고)도 CU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 사고를 계기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반기(7~12월) 정년 연장과 특고·플랫폼 근로자의 ‘근로자 추정제’, 기간제법 개정 논의에서도 노동계의 대정부 투쟁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삼성전자 노조, ‘과도한 요구’ 지적에 “LG 이야기”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노동절인 이날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조합원 약 4000명 중 2500여 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13차례 임단협 교섭을 벌였지만 노조가 평균 14% 임금 인상, 영업이익의 20% 성과급 지급, 1인당 3000만 원의 격려금 등을 주장하면서 사측과 접점을 찾지 못했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영업이익 15%에 대해 상한선 없는 성과급 지급’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 동안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지난달 27일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집 앞에서 천막 농성 중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일부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를 해서 다른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자사 노조를 지적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조합원 커뮤니티에 LG유플러스 노조를 겨냥해 “(영업이익의)30%를 달라고 하지 않느냐. 저희처럼 납득 가능한 수준(영업이익의 15%)으로 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하청업체도 성과급 배분 요구에 가세했다. SK하이닉스 하청업체 중 처음으로 피앤에스로지스가 “성과를 함께 만들고도 하청 노동자들을 소모품으로 취급하고 있다”며 원청에 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SK하이닉스 임직원은 수억 원대의 성과급을 받게됐지만 하청업체 근로자에게는 500만~600만 원의 상생장려금만 지급됐다”며 성과급 추가 배분을 요구했다.

● “지방선거 후 투쟁 수위 더 높일 듯”노동절을 계기로 목소리를 결집한 노동계의 원청 교섭 요구 목소리는 더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1091개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 사업장 403곳에 교섭을 요구했다.

경남 진주시 CU물류센터 앞에서 발생한 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사고 등으로 특수고용직(특고)의 교섭 요구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화물기사, 택배기사 등은 그동안 개인사업자와 근로자의 경계에 있어 노조 지위를 인정받기 어려웠다. 하지만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화물연대의 실질적인 노조 지위를 인정하는 취지로 발언하고 노동위원회도 화물연대의 노조 지위를 인정하면서 특고직의 목소리가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선거 이후 최저임금 인상과 정년연장 등 굵직한 노동 현안들이 수면위로 떠오르면 노동계는 하투(夏鬪)를 넘어 연중 상시 투쟁 기조로 압박 수위를 높여갈 전망이다. 정부는 특고·플랫폼 근로자와 프리랜서를 근로자로 추정하는 ‘근로자 추정제’ 도입과, 현재 2년으로 제한된 기간제 근로자 고용기간을 늘리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동계는 올해를 넘기면 추진 동력이 약해질 것을 우려해 올해 안에 주요 사안을 모두 밀어붙이려고 할 것”이라며 “각 노조의 요구가 예측이 어렵고 위험한 국면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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