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소리를 적고, 마음의 이름을 찾다 [동아닷컴 금주의 신간]

6 days ago 23

교보문고 갈무리 ◇ 가나다라: 세상 모든 소리를 적는 문자/ 이현준 지음/ 280쪽·1만9800원·해향 세종이 만든 글자는 스물여덟 자였다. 오늘 우리가 쓰는 한글은 스물넉 자다. 아래아(·), 반치음(ㅿ), 여린히읗(ㆆ), 옛이응(ㆁ). 네 글자는 어디로 갔을까.이 책은 25년간 외국어 교육 사업을 해온 저자가 사라진 ‘넉 자’를 찾아 헤맨 기록이다. 그는 오늘날 우리 한글이 발음기호 역할을 잃어버렸다고 지적한다.세종은 새 문자를 ‘훈민정음’이라 이름 붙였다.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이다. 저자는 훈민정음을 사람이 내는 여러 소리를 적도록 설계된 체계로 본다. 이어 그는 지금의 24자는 그대로 두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외국어를 배우고 발음을 적는 데 훈민정음의 원리를 다시 쓰자고 한다. 지금 한글로는 b와 v, f와 p, l과 r을 나눠 적기 어려운데, 사라진 글자들이 그 틈을 메울 수 있다는 것이다.책에 따르면 한국어는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많이 학습되는 언어에 올랐다. 그러나 한글이 세계인의 소리를 얼마나 담아낼 수 있을까. 사라진 네 글자에 그 답이 있을지 모른다.◇ 오래 곁에 두어 좋은 말/ 나민애 지음/ 312쪽·1만8800원·북다 단어는 시대에 따라 생겨나고 사라진다. 뜻이 달라지거나 새로운 쓰임을 얻기도 한다. 한 시절을 풍미한 단어에는 그 시대의 풍경과 사람들의 마음이 담긴다. 문학 작품은 이런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하고 간직하는 공간이다.저자는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 100년간의 한국 문학에서 작가 142명의 단어 142개를 골라 그 안에 담긴 마음을 들여다본다.누군가를 ‘좋아한다’는 마음은 얼마나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책은 ‘사랑’과 ‘연정’, ‘애틋함’, ‘사모’처럼 비슷해 보이는 단어들 사이의 미묘한 결을 짚는다. 같은 마음이라 여겼던 감정도 어떤 단어를 고르느냐에 따라 다른 깊이와 온도로 다가온다.막연하게 느꼈지만 말로 옮기기 어려웠던 감정에 알맞은 이름을 붙이는 일. 책을 읽으며 기대하게 되는 변화다. 마음을 더 또렷하게 표현할 수 있을 때,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폭도 넓어진다. 오래 곁에 두고 싶은 말들이 쌓일수록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도 한 뼘씩 넓어진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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