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니크 신네르가 29일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2회전 중 몸에 물을 뿌리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파리=AP 뉴시스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24·이탈리아)가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혔던 프랑스오픈을 2회전에서 마무리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도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신네르는 이제껏 4대 메이저 대회에서 호주오픈(2024, 2025년), 윔블던(2025년), US오픈(2024년)까지 네 차례 우승했으나 프랑스오픈에서는 우승이 없다.
신네르는 29일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2회전에서 후안 마누엘 세룬돌로(24·아르헨티나·56위)에게 2-3(6-3, 6-2, 5-7, 1-6, 1-6)으로 역전패했다. 최근 3개월 동안 한 번도 패배가 없었던 신네르의 연승 행진도 30에서 멈췄다.
연승 기간 신네르는 메이저 대회 다음으로 높은 레벨인 ATP 마스터스 1000에서도 5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그중 3개가 대회가 프랑스오픈과 같은 클레이코트 대회였다. 또 올해 대회에는 ‘더블 디펜딩 챔피언’ 카를로스 알카라스(23·스페인·2위)가 손목 부상으로 불참해 신네르가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베팅 플랫폼 ‘칼시’는 신네르의 이 대회 우승 확률을 73%로 전망했었다.
신네르가 프랑스오픈 2회전 도중 고개를 숙이고 숨을 고르고 있다. 파리=AP 뉴시스
신네르는 첫 두 세트를 쉽게 따내며 순항했고 3세트도 5-1로 시작했다. 3회전 진출까지 1게임만 남겨두고 있던 것. 그런데 이후 연속해 게임을 내주면서 3세트를 결국 5-7로 패했다.
이후 메디컬 타임아웃을 부른 신네르는 땀으로 젖은 유니폼을 바꿔입고 코트로 돌아왔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던 신네르는 체력 소모를 줄이려 드롭샷, 서브 앤드 발리를 적극적으로 구사했으나 4, 5세트마저 1-6, 1-6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이제껏 프랑스오픈에서 1번 시드를 받은 선수가 2회전에서 패한 건 2000년 앤드리 애거시(미국·56) 이후 26년 만이다. 당시 애거시는 기자회견에 불참해 벌금을 내야 했지만 신네르는 패배 후 기자회견장에서 이날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던 부분을 설명했다.
얀니크 신네르(오른쪽)가 29일 프랑스오픈 2회전에서 패한 뒤 후안 마누엘 세룬돌로와 악수하고 있다. 파리=신화 뉴시스
신네르는 “경기 후반부터 어지럽기 시작했다. 몸에 힘이 없어서 서브도 잘 안 들어갔다. 이렇게 컨디션이 안 좋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 “그래도 이미 벌어진 일이다. 최선을 다해 가진 걸 다 쏟았는데 오늘 그게 내 최대치였다. 초반 경기력이 좋았기 때문에 아쉬운 일이지만 그게 스포츠”라고 했다.
후안 마누엘 세룬돌로가 29일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신네르에게 역전승을 거둔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파리=신화 뉴시스
신네르의 탈락으로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은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랭킹 1, 2위 없이 3회전을 치르게 됐다. 세룬돌로는 1998년 2회전에서 당시 세계랭킹 97위였던 라몬 델가도(50·파라과이)가 세계랭킹 1위 피트 샘프러스(55·미국)를 꺾은 이후 프랑스오픈에서 세계랭킹 1위를 상대로 승리한 랭킹이 가장 낮은 선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