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 끊는 광고, 유니폼 패치…돈독 오른 FI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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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티켓값 등 팬들 불만 커져

  • 등록 2026-06-19 오전 5:10:00

    수정 2026-06-19 오전 5:10:00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이전 대회와 다른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전·후반 중반마다 경기가 멈추고 선수들이 물을 마시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전반 22분 안팎, 후반 67분 안팎에 각각 약 3분씩 주어지는 공식 휴식 시간이다. 북중미 지역의 무더운 날씨를 고려해 선수들이 수분을 보충하고 체온을 조절할 시간을 주겠다는 취지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기온이 섭씨 32도를 넘으면 심판 재량으로 ‘쿨링 브레이크’가 시행된 적은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처럼 모든 경기에 일괄 적용되는 방식은 처음이다.

현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무더운 야외 경기장에서 수분 보충 시간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하지만 냉방 시설이 잘 갖춰진 돔구장이나 비교적 선선한 경기까지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덜란드 대표팀 주장 버질 반 다이크는 “더울 때 물을 마시는 것은 당연하지만, 모든 경기에 똑같이 적용할 필요가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물을 마시는 시간마다 매번 광고가 나오는데 솔직히 이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팬들의 불만은 생각보다 크다. 팬들 사이에서는 “축구가 미국식 스포츠처럼 중간 광고를 위한 구조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강팀이 몰아치거나 약팀이 분위기를 타는 순간 강제로 경기가 끊기는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축구는 90분 동안 끊김 없는 리듬 속에서 전개되는 스포츠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전·후반 한 차례씩 경기가 멈추면서 사실상 ‘4쿼터 축구’가 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로 18일 열린 가나와 파나마 경기에서는 후반전 파나마가 공세를 이어가던 중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로 경기가 중단되자 관중석에서 거센 야유가 쏟아졌다. 경기가 열린 캐나다 토론토 스타디움의 당시 기온은 섭씨 20도에도 미치지 않았다.

더 큰 논란은 방송 광고다. 일부 중계사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가 시작되면 곧바로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시청자들은 선수들이 물을 마시고 감독이 지시하는 장면 대신 맥주, 스포츠 베팅, 기업 광고를 보게 된다. 일부 경기에서는 광고가 길어져 경기 장면 일부를 놓친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유니폼 특별 패치도 또 다른 논란이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들의 오른쪽 소매에는 월드컵 트로피와 숫자 ‘26’을 결합한 공식 엠블럼 패치가 붙어 있다. 우승 경험이 있는 국가는 금색 패치를 달 수 있고, 월드컵 본선에 처음 출전하는 선수는 ‘데뷔 패치’를, 5회 이상 본선 무대를 밟은 선수는 ‘레거시 패치’를 부착할 수 있다. 과거 월드컵 득점왕은 ‘골든부트 패치’, 최우수 골키퍼상 수상자는 ‘골든글러브 패치’를 단다.

한국 대표팀에서는 오현규가 체코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데뷔 패치를 붙이고 출전해 결승골을 넣었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는 레거시 패치,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는 골든부트 패치를 달고 뛰었다. 이는 선수의 커리어를 기념하는 장치다. 팬들도 유니폼만 보고 선수의 월드컵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패치 역시 단순한 기념물에 그치지 않는다. 경기 후 패치는 유니폼에서 떼어져 선수 친필 사인과 함께 스포츠 카드 업체 ‘톱스’(Topps)의 트레이딩 카드에 삽입될 예정이다. FIFA는 톱스와 공식 트레이딩 카드 및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선수의 명성, 경기의 상징성, 패치의 희소성에 따라 트레이딩 카드의 가격은 크게 뛸 수 있다.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처럼 이번 대회가 월드컵 고별 무대가 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 패치는 수집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레이딩 카드가 비싼 가격으로, 더 많이 팔릴수록 FIFA가 벌어들이는 돈도 더 커진다.

FIFA가 월드컵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노력 자체를 비난하기는 어렵다. 월드컵은 이미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이자 거대한 비즈니스 플랫폼이다. 방송권, 스폰서십, 입장권, 라이선스 상품은 대회 운영의 핵심 재원이다.

문제는 균형이다. 이번 대회는 이미 비싼 티켓 가격과 동적 가격제 논란으로 팬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경기 중간 광고 시간과 유니폼 패치 수익화까지 더해져 “FIFA가 축구보다 돈벌이를 먼저 보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 중간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시간 때 물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니폼에 금색패치를 달고 있는 아르헨티나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 사진=AFPBBNews
대한민국 대표팀 오현규를 비롯해 월드컵 첫 출전 선수들이 유니폼에 달게 되는 ‘데뷔 패치’.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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