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오류 내성' 양자컴 만들겠다"…IBM, 양자컴 로드맵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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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6.10 19:00 수정2025.06.10 19:00

세계 최초의 오류내성 양자컴퓨터 IBM 퀀텀 스탈링 렌더링 이미지./ IBM 제공

세계 최초의 오류내성 양자컴퓨터 IBM 퀀텀 스탈링 렌더링 이미지./ IBM 제공

IBM이 ‘논리 큐비트’를 활용해 세계 최초로 오류를 스스로 찾아서 고치는 양자컴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오류율을 기하급수적으로 낮춰 기존 양자컴 대비 2만배 더 많은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제품이다. IBM이 단순히 더 빠른 양자컴을 넘어 ‘오류 내성’ 기술을 앞세우며 향후 업계 경쟁이 오류율을 낮추는 데 집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IBM은 2029년까지 미국 뉴욕주 포킵시에 위치한 IBM 퀀텀 데이터센터에 새 양자컴 ‘IBM 퀀텀 스탈링’(스탈링)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IBM에 따르면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로 스탈링의 연산 능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메모리 용량이 1극(極·10의 48제곱)배 이상이 필요하다. 기존의 양자컴과 비교해서는 연산 능력이 2만배 이상 올라갔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대규모 오류에 내성을 갖고 있는 양자컴을 실현할 기반을 마련했다”며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고 비즈니스에서의 큰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스탈링의 가장 큰 특징은 논리 큐비트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기존 컴퓨터는 0과 1로 구성되는 ‘비트’를 단위로 사용하지만, 양자컴퓨터는 두 신호를 중첩한 ‘큐비트’를 사용해 병렬적으로 연산한다. 하지만 큐비트는 아주 작은 변화에도 쉽게 오류가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IBM은 하나의 불안정한 큐비트 대신에 여러 개의 큐비트를 한 데 묶은 논리 큐비트를 활용했다. 마치 여러 명이 한 팀을 이뤄 서로의 실수를 확인해주는 것처럼 논리 큐비트를 통해 오류율을 낮추겠다는 뜻이다. 스탈링은 200개의 논리 큐비트를 사용해 1억개의 양자 연산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IBM은 2033년까지의 구체적인 양자컴 구축 로드맵도 제시했다. IBM은 이날 기존 코드와 비교해 오류 수정에 필요한 큐비트 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qLDPC 코드(양자 저밀도 패리티 검사 코드)에 관한 논문과 큐비트에서 정보를 효율적으로 디코딩하는 방법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두 논문에 게재된 기술을 바탕으로 만든 새로운 프로세서를 모듈형으로 제작해 양자컴을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로드맵에 따르면 IBM은 올해 qLDPC 코드용 아키텍처 구성 요소를 테스트하는 ‘IBM 퀀텀 룬’을 출시한 뒤 내년 암호화된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는 첫 모듈형 프로세서 ‘IBM 퀀텀 쿠카부라’를 구축한다. 2027년엔 두 개의 쿠카부라 모듈로 구성된 ‘IBM 퀀텀 코카투’를 구축한다. 이를 바탕으로 2029년까지 스탈링을 구축하고, 2033년까지 2000개의 논리 큐비트를 활용해 10억개의 양자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IBM 퀀텀 블루제이’까지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테크업계에선 이번 발표가 양자컴퓨팅 상용화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IBM이 양자컴 상용화의 가장 큰 장벽으로 꼽혔던 오류율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기술을 공개한 동시에 이 기술을 활용한 구체적인 개발 로드맵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제리 차우 IBM 퀀텀시스템 총괄은 “이번 로드맵은 고객들이 완벽한 양자컴 시스템 구축까지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언제까지 연산 능력이 얼마나 늘어날 수 있을지를 미리 알 수 있게 해준다”며 “양자컴퓨팅의 지평을 대폭 넓히는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어떤 기업도 ‘엔드투엔드’ 양자컴 아키텍처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IBM은 오픈소스 아키텍처를 제시해 한국 스타트업 ‘키노바’가 참석하는 등 양자컴 생태계 확장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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