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열리는 한국 유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올해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8개월간 협상에서 LPGA가 ‘KLPGA투어 선수 최대 10명 출전’을 고집한 결과다. LPGA의 일본·중국 대회에는 30명 안팎의 자국 선수들이 출전하고 있다.
◇16차례 회의에도 평행선
KLPGA투어는 2일 “LPGA투어와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의 KLPGA투어 선수 출전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했으나 공식대회 성립을 위한 최소 30명 선수 출전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지난해 10월부터 출전 선수 규모와 운영 방식, 중계, 공동주관 여부 등을 놓고 약 8개월간 총 16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전날 LPGA투어가 10명 출전 원칙을 국내 미디어에 일방적으로 발표하면서 협상은 결렬로 끝났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2019년 시작된 LPGA투어 가을 ‘아시안스윙’의 한국 대회다. 출전선수 78명이 커트탈락없이 경쟁하는 방식으로 2019·2011년에는 KLPGA투어 30명이 출전했다. 하지만 중계 방식에서 비롯된 갈등으로 2022년부터 KLPGA투어의 공식 대회에서 제외됐고, KLPGA투어는 지난해까지 이 기간에 정규대회인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총상금 12억원)을 열었다.
김상열 KLPGA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과 함께 국내에서 열리는 LPGA투어 주관 대회에 KLPGA 투어 선수의 출전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같은해 10월 시작된 협상의 핵심 쟁점은 KLPGA투어 선수의 출전 규모였다. KLPGA는 30명, LPGA는 10명으로 맞섰다. 30명은 KLPGA투어 공식 대회로 인정받기 위한 출전선수의 최소 규모다. 선수들은 공식 대회에서 거둔 상금 등 각종 기록만 KLPGA투어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
KPGA는 30명 출전을 고수하는 대신 대회 일정과 운영 방식, 중계 등 대부분의 사안은 LPGA의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물러섰다. 하지만 LPGA가 ‘최대 10명’을 못박으면서 결국 두 투어는 ‘각자의 길’을 가게됐다.
◇LPGA·KLPGA 톱랭커 대결 무산
국내 골프계에서는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대 골프 시장인 한국에서 LPGA가 10명 출전을 고수한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국에서 열린 LPGA 주관 대회는 BMW가 처음이 아니다. 2003년 CJ 나인브릿지 클래식에 14명, 2000년대 중반 열린 LPGA 하나은행 챔피언십에도 매년 12명 이상의 KLPGA투어 선수가 참가했다.
KLPGA 관계자는 “우리 투어의 규모와 경쟁력이 크게 성장한 지금 최대 10명 출전은 한국 골프의 위상과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수준”이라고 했다.
중국, 일본과의 형평성 문제도 나온다. LPGA투어와 공동 주관으로 열리는 일본의 토토 저팬 클래식은 총 78명 중 35명이 자국선수다. 중국의 블루베이 LPGA는 공동 주관은 아니지만 108명 중 37명의 자국 투어 선수에게 출전권을 부여한다. 한국에 제시한 최대 10명과는 차이가 큰 수치다.
LPGA아시아 관계자는 “블루베이LPGA는 커트탈락이 있는 풀필드 대회”라며 “한국에서 10월에 커트탈락이 있는 풀필드로 진행하기에는 일조시간이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직전 중국에서 열리는 뷰익 상하이 대회는 아마추어 포함 15명의 자국 선수가 출전한다. 프로만 따지면 한국과 비슷하다”고 반박했다.
16차례 이어진 회의 과정에서 LPGA측은 ‘단 한 명의 KLPGA투어 선수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KLPGA 관계자는 “김 회장의 확고한 의지 아래 끝까지 타협점을 찾으려 했으나 LPGA의 굳게 닫힌 문을 열지 못했다”고 했다. KLPGA투어는 10월 21일부터 나흘간 광남일보·해피니스 오픈을 열 계획이다.
서재원/조수영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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