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비교하지마" 분노했던 정부…석달 만에 말바꿨다 [김익환의 부처 핸즈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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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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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야밤에 무슨 보도설명자료?"

올해 2월 18일 자정. 설날 야밤에 재정경제부는 단잠을 깨우는 보도설명자료를 출입기자단에 발송했다. 한 언론이 당시 “한국의 2025년 4분기 성장률이 24개국 중 22위”라고 보도하자 “특정 분기의 경제성장률을 국가 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한 것이다.

당시 재경부는 “2025년 3분기 성장률(1.3%)이 24개국 중 1위인 만큼 4분기 부진은 기저효과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분기 성장률은 전분기의 기저효과와 경기 흐름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단순 순위 비교는 왜곡을 부를 수 있다는 취지였다. 휴일까지 반납해 '분노의 설명자료'를 낸 재경부가 석 달 만에 완전히 다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이번에는 “한국의 1분기 성장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가운데 1위”라며 성과 홍보에 나섰다.

재경부 기획조정실은 20일 발표한 ‘국민주권정부 출범 1주년 경제 분야 핵심성과’ 자료에서 “2026년 1분기 전기 대비 1.7% 성장하며 현재까지 발표된 OECD 주요국 중 1위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수출·설비투자에 힘입어 한국은 1분기에 당초 추정치를 크게 웃도는 '깜짝 성장'을 기록했다. 이날까지 OECD가 공개한 주요 22개국 가운데 한국의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간 인도네시아(1.4%), 중국(1.3%)보다도 높다.

경제 성적표가 하위권일 때는 “국가 간 단순 비교는 부적절하다”고 하더니 상위권이 되자 이번에는 “OECD 1위”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재경부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면 이번 1분기 성장률 역시 지난해 4분기 역기저효과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낮았던 만큼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기저효과도 문제지만 경제 규모와 경기 사이클이 다른 국가들을 단일 분기 성장률만으로 줄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재경부 설명이다.정부가 지표가 불리할 때와 유리할 때 서로 다른 잣대를 들이댄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이 괄목할 만한 수준인 것은 맞다. 1분기 성장률을 바탕으로 올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넘어서는 2.6~3.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좋을 때는 OECD 1위를 내세우고, 나쁠 때는 기저효과를 강조하는 식의 선택적 통계 활용이 반복될 경우 정부 설명에 대한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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