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가 청년 만남·교류부터 공공 예식장 운영, 에너지 안심지원금 지급, 초등 신입생 입학준비금 확대까지 시민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저출생 대응을 위한 관계 형성 지원에서 고물가 부담 완화, 아동 안전 강화까지 현장 밀착형 정책으로 시민 체감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청년 만남 프로그램 ‘솔로몬의 선택’
21일 성남시에 따르면 시 대표 사업은 미혼 남녀 만남 프로그램 ‘솔로몬의 선택’이다. 올해 상반기 22~24기 모집에는 300명 정원에 2405명이 몰리며 평균 8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4년째 운영을 이어오는 가운데 역대 최고 경쟁률을 경신한 것으로, 청년들의 높은 관심을 방증한다.
성과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행사에서는 총 70쌍이 짝을 이뤄 46.7%의 짝 연결률을 보였다. 2023년 사업 시작 이후 혼인하거나 결혼을 앞둔 사례가 25건에 달하고, 출산으로 이어진 경우도 6건 확인됐다. 단순한 만남 행사를 넘어 실질적인 가정 형성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출산 장려금과 양육 지원에 머물던 기존 저출생 대책과 달리, 관계 형성 자체를 정책으로 설계한 접근이 실질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취향 기반 교류 프로그램도 확대
성남시는 만남 중심 정책을 취향 기반 교류 프로그램으로도 넓히고 있다. 대표 프로그램인 ‘커넥터스’는 청년 세대의 관계 단절을 줄이고 자연스러운 소통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국적으로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온라인 소통에는 익숙하지만 직접 만날 기회가 부족한 2030 청년층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참여 대상은 성남 거주자 또는 지역 기업에 재직 중인 27~43세 미혼 직장인이다. 회차별 300명이 참여하며, 지금까지 두 차례 운영을 통해 총 600명이 함께하고 있다. 올해 프로그램은 운동을 주제로 한 관심사 모임과 연애·소통 강연 중심으로 이뤄졌다. 공통된 취향을 바탕으로 관계를 시작하도록 설계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다 보면 관계가 형성된다는 발상이 핵심이다.
최근에는 참가자가 관심 있는 상대에게 호감을 나타낼 수 있는 ‘콕’ 전자 시스템도 도입했다. 행사장 안에서 끝날 수 있는 단순 참여를 넘어 이후에도 관계가 이어질 수 있도록 마련한 장치다. 디지털 방식을 접목해 참가자가 부담 없이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프로그램을 계속 다듬어 나가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공공 예식장으로 결혼 문턱 낮춘다
만남과 교류를 넘어 결혼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정책도 함께 추진한다. 성남시는 공공 예식장 ‘성남 솔로몬 웨딩뜰’을 운영 중이다. 시청 공원과 물빛정원 하늘마당,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 돌뜰정원 등 세 곳에서 야외 예식을 지원한다. 시청 공원과 물빛정원 하늘마당 대관료는 무료이고,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 돌뜰정원은 시민 할인을 적용해 약 31만원이다. 이는 높은 결혼 비용과 예식장 예약난이 청년에게 큰 장벽이 되는 현실을 정책으로 직접 풀어내겠다는 취지다. 예비 부부는 온라인과 전화 신청으로 예약한 뒤 전문 협력업체 상담을 거쳐 예식을 준비한다. 봄·가을 시즌 중심으로 운영해 이용자 선택 편의성을 높였으며, 공공 예식장에 대한 품질 우려를 줄이기 위해 전문업체 표준 예식 모델도 도입했다.이미 웨딩뜰 1호 부부가 탄생했고, ‘솔로몬의 선택’에서 만난 커플이 웨딩뜰에서 결혼을 준비하는 등 정책 간 연계가 현실에서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서로 다른 기수로 프로그램에 참여한 두 청년이 후속 모임을 거쳐 연인으로 발전해 웨딩뜰을 이용한 첫 번째 커플이 되면서, 만남·교류·결혼으로 이어지는 성남시의 통합 정책 모델이 실제 혼인이라는 성과로 완성됐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성남시 관계자는 “청년들이 관계를 형성하고 안정적으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초등 신입생 입학준비금 20만원 지원
성남시는 초등학생 가정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등하굣길 안전을 강화하는 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시는 올해부터 초등학교 신입생에게 1인당 20만원의 입학준비금을 지원하고 있다. 당초 계획보다 두 배 늘어난 규모로, 입학 초기 학용품과 생활용품 구매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지원 대상은 입학일 기준 성남시에 주민등록이 된 초등학교 신입생과 교육청 등록 대안교육기관 1학년 신입생으로, 약 5400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원금은 모바일 성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된다.
급식 지원도 확대했다. 친환경 과일 급식 지원 대상을 기존 초·중·고등학교에서 대안교육기관까지 넓혀 총 162곳, 8만5000여 명의 학생에게 과일 급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아동 안전 대책도 강화했다. 시는 3억원을 투입해 지역 내 모든 초등학생에게 휴대용 안전벨 3만8000여 개를 보급한다. 버튼을 누르거나 고리를 당기면 120데시벨 이상의 경고음이 울리는 방식으로, 위급 상황 발생 시 주변에 즉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가방에 쉽게 달 수 있는 열쇠고리 형태로 제작했으며, 지역 내 73개 초등학교와 대안교육기관 초등 과정 재학생에게 순차적으로 배부했다.
◇전국 첫 ‘에너지 안심지원금’
중동 지역 긴장이 장기화되며 국제 유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성남시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에너지 안심지원금 지급에 나섰다. 중앙정부 정책을 기다리기보다 지방정부 차원에서 시민 생활 안정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지원 대상은 지난 4월 6일 오후 6시 기준 성남시에 주민등록을 둔 가구주 41만218명이며, 가구당 10만 원씩 지급한다. 실제 경기도 지역 자동차용 경유 가격이 L당 1574원에서 1943원까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교통비와 생활물가 전반으로 번지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재원 규모는 총 420억7500만원이며, 에너지법과 국가자원안보특별법, 성남시 에너지 기본조례를 근거로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을 활용한다.
신청은 방문과 휴대폰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한다. 방문 접수는 5월 6일부터 6월 12일까지 주소지 관할 행정복지센터에서 가능하며, 초기 혼잡을 줄이기 위해 출생연도 끝자리 기준 5부제를 적용한다. 현금과 선불카드는 방문 접수로만 신청할 수 있으며, 현금은 가구주 명의 계좌로 지급되고 선불카드는 현장에서 즉시 발급된다. 휴대폰 신청은 6월 12일까지 모바일 성남사랑상품권 앱을 통해 가능하다. 선불카드와 상품권 사용 기한은 10월 31일까지로, 시는 사용 기한을 설정해 지역 내 소비 활성화 효과도 함께 유도할 계획이다.
성남=정진욱 기자 croc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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