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확률 10%도 안 됐던 스페이스X, 시총 2조 달러로 화려한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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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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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12일(현지시간)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를 통해 미국 뉴욕 증시에 입성하며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돌파했다.

머스크는 12일(현지시간) “초창기에는 회사가 성공할 확률을 10%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회상했지만, 스페이스X는 단숨에 미국 시가총액 6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스페이스X는 이번 IPO를 통해 750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뉴욕증시에서 2014년 알리바바가 세운 종전 최대 IPO 기록의 약 3배 규모다.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 135달러를 웃돌며 마감했고, 시가총액은 2조1000억 달러 수준까지 확대됐다. 이로써 머스크는 세계 최초의 ‘1조 달러 자산가’ 반열에 올랐다.

머스크는 텍사스 스타베이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누군가 과거에 지금의 모습을 예측했다면 믿지 않았을 것”이라며 “회사가 실패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2002년 설립된 스페이스X는 현재 약 2만2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이번 IPO는 일반적인 상장 절차와 달리 공격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스페이스X는 공모가를 주당 135달러로 제시한 뒤 별도의 가격 협상 없이 투자자들에게 수용 여부만 선택하도록 했다.투자은행 그라이프앤코의 로이드 그라이프 CEO는 “시장 원리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 거래가 아니라 머스크가 원하는 가격에 맞춰진 거래”라고 평가했다.

높은 기업가치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49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창업 이후 누적 손실은 410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상장 첫날 시가총액은 지난해 매출의 약 112배 수준에 달했다.

월가는 이번 상장이 침체됐던 IPO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장 첫날 5억 주 이상이 거래됐으며, 이는 2012년 페이스북 IPO 당시 거래량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오픈AI와 앤스로픽 등 대형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상장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는 최근 비공개 방식으로 IPO 서류를 제출했다.

초기 투자자들도 막대한 수익을 거뒀다. 알파벳은 2015년 약 9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현재 보유 지분 가치는 1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현재 및 전직 스페이스X 직원 약 4400명이 이번 상장을 통해 백만장자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한다. 리서치업체 CFRA는 상장 직후 스페이스X에 ‘매도’ 의견과 목표주가 115달러를 제시하며, 장기 성장 전략이 차세대 로켓인 스타십의 성공 여부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뉴욕대의 기업가치 평가 전문가 애스워스 다모다란 교수는 스페이스X가 제시한 28조5000억 달러 규모의 잠재 시장 추정치에 대해 “환각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시장의 기대는 여전히 높다.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사업을 기반으로 우주 발사, AI 인프라, 장기적으로는 화성 개발까지 추진하고 있다. 머스크는 상장 당일 SNS를 통해 “스페이스X의 놀라운 사람들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사랑한다”고 밝히며 역사적인 순간을 자축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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