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예수 물량들 대량 풀려
상장직후 회사채 기습발행
5거래일만에 주가 30% 급락
美우주기업들도 연일 폭락
미국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주가 흐름이 '역추진'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상장 직후 기습적인 회사채 발행에 이어 오는 8월부터는 보호예수(록업·lock up) 물량마저 줄줄이 해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어' 스페이스X 출현으로 다른 미국 중소형 우주 기업 주가마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이 때문에 우주 산업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악의 월간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4일(현지시간) 스페이스X는 전 거래일 대비 1.01% 하락한 154.5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6일 225.64달러로 최고가를 찍은 지 5거래일 만에 30% 이상 빠졌다. 전날 25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무사히 성공하며 한숨을 돌리긴 했지만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오버행(대량 대기 물량)' 우려로 주가가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페이스X는 현재 130억주에 달하는 발행주식 가운데 5% 정도만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단계적으로 보호예수 물량이 해제될 예정이다.
투자조사업체 22V리서치에 따르면 오는 8월 10일 처음으로 보호예수 대상 주식의 약 20%가 시장에 풀릴 예정이다. 주가가 175달러를 웃돌 경우 추가로 10%가 해제된다. 이어 8월 21일, 9월 10일, 9월 25일에 각각 약 7% 규모 물량이 순차적으로 출회된다. 10월 10일과 25일에도 약 7%씩 추가 해제되며, 3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11월 초에는 약 28%의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12월 9일에는 내부자 보유 잔여 지분 대부분이 해제된다.
그나마 공매도 압박이 크지 않다는 점은 스페이스X 주가 향방에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S3파트너스의 추정에 따르면 현재 공매도된 스페이스X 주식은 약 4000만주로, 유통 가능 주식 약 6억2500만주의 5~7%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S&P500 구성 종목 가운데 약 60개 기업의 공매도 비중이 유통 주식의 7%를 초과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스페이스X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한편 스페이스X 상장 이후 우주 산업 전반의 주가가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오히려 관련 종목과 ETF가 급락하고 있다.
이날 대표적인 미 우주 기업으로 꼽히는 로켓랩은 지난달 27일 기록한 52주 최고가(151달러) 대비 약 43% 하락한 85.41달러까지 추락했다.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지난달 26일 58.81달러로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이어가며 이날 24.98달러로 반 토막이 났다.
일부 우주 산업 ETF도 성적이 나쁘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패시브 운용 방식으로 위성 기술을 포함한 우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Procure Space ETF(UFO)'는 이달 들어 약 28% 하락하며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했던 2020년 3월(28.8%) 이후 최악의 월간 수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 상장 ETF 중 스페이스X 편입 금액이 약 4200억원으로 가장 많은 'TIGER 미국우주테크'도 스페이스X의 상승세가 꺾인 지난 17일부터 25일까지 손실률이 20%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향후 수개월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이스X의 보호예수 해제 물량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개별 기업의 실적으로 이동하면 현재의 과도한 자금 쏠림 현상이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스페이스X의 주가 조정이 장기화하면 우주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추가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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