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토트넘도 우승?’…‘성불’의 해 되어가는 2025년, 크리스털 팰리스 FA컵 제패하며 창단 첫 메이저대회 우승

2024~2025시즌 유럽축구는 이례적인 ‘기적의 해’로 기록되고 있다. 전통 강호가 아닌, 오랫동안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구단들이 잇따라 숙원을 풀고 있다.

가장 최근 크리스털 팰리스가 역사를 썼다. 올리버 글라스너 감독이 이끄는 팰리스는 18일(한국시간)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를 1-0으로 꺾고 창단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1905년 창단 이후 무려 120년 만에 이룬 감격이다.

경기 전 객관적인 전력은 맨체스터 시티가 한참 앞섰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엘링 홀란, 케빈 더브라위너 등 핵심 전력을 총출동시켰다.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위에 머물러 있는 맨체스터 시티로선 FA컵 우승이 마지막 희망이었다.

하지만 전반 16분 팰리스는 한 방으로 흐름을 바꿨다. 오른쪽 측면을 허문 다니엘 무뇨스의 크로스를 에베레치 에제가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후 맨체스터 시티는 공세를 퍼부었지만 결정력이 따라주지 않았다. 전반 36분 오마르 마르무쉬의 페널티킥이 딘 헨더슨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동점 기회를 놓쳤고, 팰리스는 끝까지 리드를 지켜냈다.

이 같은 ‘숙원의 우승’은 잉글랜드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3월 뉴캐슬은 카라바오컵(리그컵) 결승에서 리버풀을 2-1로 꺾고 70년 만의 우승을 이뤘다. 1955년 이후 처음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볼로냐가 이달 15일 코파 이탈리아 결승에서 AC밀란을 1-0으로 제압, 1974년 이후 51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이제 모든 시선은 토트넘 홋스퍼로 향한다. 토트넘은 오는 22일 스페인 빌바오 산마메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맞붙는다. 마지막 우승이 2008년 리그컵이었기에 무관에 대한 갈증은 깊다. 토트넘은 ‘성불의 해’라는 말을 믿고 싶어 한다. 특히 이날 경기는 커리어 사상 우승이 없는 손흥민에게도 가장 중요한 무대가 될 전망이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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