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 15명 부상 등 눈길 사고
강풍에 제주공항 등 결항 잇따라
인천∼백령 등 전국 여객선 통제
설 연휴 동안 전국적으로 폭설이 내리면서 귀성·귀경길 대란이 발생하고 항공편과 여객선이 잇달아 결항됐다. 고속도로 등 곳곳에서 눈길 교통사고가 이어졌고, 농촌의 축사나 비닐하우스가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는 피해도 속출했다.폭설과 한파로 도로가 얼어붙으며 전국에서 교통사고가 잇따랐다. 27일 오전 11시 6분경 경북 상주시 화남면 당진영덕고속도로 청주 방향 48km 지점에서는 28중 추돌 사고가 났다. 비슷한 시간대 1km가량 떨어진 47km 지점에서도 4중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48km 지점에서 12명, 47km 지점에서 3명 등 모두 15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도로공사는 사고 여파로 한때 상주시 화서면 화서나들목으로 진입하는 차들을 국도로 우회 조치했다. 경찰은 “사고 모두 눈길 미끄러짐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북 무주 33.5cm, 제주 한라산 120cm의 눈이 쏟아지는 등 전국에 20∼30cm의 폭설이 내리면서 시설 피해도 곳곳에서 접수됐다. 충남 홍성 돈사 4곳, 논산 돈사 2곳, 부여 염소사, 당진 유우사 등 축사 13곳, 총 0.55ha가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붕괴됐다. 경기 양평의 비닐하우스 1곳도 무너졌다. 행정안전부는 복구대책지원본부를 운영하고 축사·비닐하우스 등의 피해가 생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신고를 받아 복구 지원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소방당국은 27일부터 사흘간 구조구급 및 안전조치 등 총 277건의 활동을 펼쳤다. 충북 진천, 충남 당진, 전북 임실 등에서 총 4가구 4명이 안전을 위해 일시 대피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대설특보는 29일 낮 12시 기준으로 모두 해제됐다.
중남부 지방에 폭설이 집중되면서 설을 맞아 고향을 방문하려던 귀성객들이 불편을 빚기도 했다. 29일 오전 김포공항 4편, 김해공항 5편의 항공기가 결항됐다. 인천∼백령, 전남 계마∼안마, 포항∼울릉도 등 전국에서 30개 항로 40척의 여객선과 지방도로 26곳이 통제되기도 했다. 제주공항은 강풍으로 인한 결항이 속출했다. 북서풍이 초속 9m 내외로 불고, 최대 순간 풍속도 초속 18m에 달하면서 강풍 특보와 급변풍 특보가 연이어 발효됐기 때문이다. 설 전날인 28일 제주공항을 오가는 항공편 35편이 결항했다. 바람이 잦아든 29일 오전까지도 원주와 청주 등 다른 지역의 기상 악화로 20여 편이 추가로 결항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정모 씨(60)는 “설 당일 아침에 어머니를 찾아뵈려 했는데 눈이 너무 많이 내린다고 위험하다며 내려오지 말라고 하셨다”고 했다.31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수도권과 강원, 충청 지방에는 비나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새벽부터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에 1∼5cm의 눈이 예보됐다. 충남 북부, 충북 중북부 지방에도 오후부터 1cm 내외의 눈이 올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인천의 아침 최저기온이 각각 영하 4도, 춘천이 영하 10도, 대전 영하 5도, 대구 영하 4도 등 전국이 영하권에 머물 것으로 예보됐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상주=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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