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덕분에 사람답게 살아요”…300km 달려온 소년원 출신 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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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덕분에 사람답게 살아요”…300km 달려온 소년원 출신 제자

입력 : 2026.04.22 15:49

소년원 출신 청년, 스승 결혼식 찾아
평택서 순천까지 300km 이동
자격증 10개 취득 뒤 대학 진학
촉법소년 논쟁 속 교화 사례 주목

김모(19)군(왼쪽)이 최근 경기 평택에서 전남 순천까지 이동해 자신을 지도했던 이승광 교사(37)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전주소년원]

김모(19)군(왼쪽)이 최근 경기 평택에서 전남 순천까지 이동해 자신을 지도했던 이승광 교사(37)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전주소년원]

“선생님 덕분에 저 이제 사람답게 살아요.”

소년원에서 만난 스승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300㎞ 넘는 거리를 찾아온 한 청년의 사연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법무부와 전주소년원에 따르면 김모(19)군은 최근 경기 평택에서 전남 순천까지 이동해 자신을 지도했던 이승광 교사(37)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이 교사는 지난 2023년 8월 보호직 공무원으로 임용, 전주소년원(송천중고등학교)에서 근무 중이다.

김군은 대중교통을 다섯 차례 갈아타며 장거리 이동을 이어갔고, 혹시라도 예식에 늦을까 우려해 하루 전 미리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혼식 당일 김군은 식장 맨 뒤편에 조용히 자리를 잡았다. 과거 소년원 출신이라는 자신의 이력이 스승의 경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하객들 사이에서 눈에 띄지 않게 예식을 지켜보던 그는 식이 끝날 무렵 교사와 마주했고, 짧은 인사를 건넸다. 이를 알아본 교사는 곧바로 다가와 제자를 끌어안으며 반가움을 표현했다.

김군은 어린 시절 가정환경과 생활 여건 속에서 비행 문제를 겪으며 소년원에 입소했다. 입소 초기에는 “어차피 안 된다”며 주변과의 관계를 끊고 생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교사의 지속적인 지도와 격려 속에서 점차 태도가 달라졌다.

이후 김군은 소년원 내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학업과 자격증 취득에 집중했다. SW코딩과 한국사, 한자 등 10개 자격증을 취득했고, 학업 성적도 크게 향상됐다. 이 같은 변화는 대학 진학으로 이어졌으며, 그는 복수의 대학에 합격한 뒤 현재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승광 교사. [전주소년원]

이승광 교사. [전주소년원]

퇴원 이후의 삶도 이전과는 달라졌다. 김군은 카페와 음식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스스로 마련하고 있다. 소년원에서 취득한 바리스타 자격증은 실제 생계에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소년원에서 맺은 이 교사와의 관계는 퇴원 이후에도 이어졌다. 김군은 생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교사에게 연락해 조언을 구했고, 교사는 지속적으로 상담과 격려를 이어왔다. 이 같은 관계가 사회 적응 과정에서 일정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전주소년원은 이번 사례에 대해 “소년원은 단순히 수용하는 공간이 아니라 교육과 변화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개인의 노력과 주변의 지원이 결합될 경우 충분한 변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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