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양당 정치인들이 K-팝 아이돌급의 끼를 발산하고 있다.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유세 현장에서 춤 실력을 뽐내고, 양방향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지지자들과 소통한다.
13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박찬대TV'에 유세 현장에서 춤 추는 숏폼 영상(짧은 영상) 4건을 올렸다.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2일 유세차량에 올라 운동원들과 함께 춤추는 '결국 무대에 오른 그'라는 제목의 영상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 5만 조회수를 넘었다. 아이돌 그룹 팬이 현장에서 무대를 직접 촬영한 '직캠' 컨셉으로 영상을 기획하고 촬영한 게 특징이다.
대선 경선 때부터 이재명 후보를 수행 중인 강유정 대변인도 조만간 춤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최근 이 후보 등과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자신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10만명을 넘으면 춤을 추겠다고 약속해서다. 강 의원의 유튜브 채널 '강유정TV'는 당일 라이브방송이 끝난 즉시 구독자 10만명을 달성했다. 강 의원은 조만간 걸그룹 소녀시대의 인기곡인 '다시 만난 세계'에 맞춰 율동을 하는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이런 선거 전략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2030 젊은 세대를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이돌 팬덤 문화 등에 익숙한 젊은 층과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화제를 모으는 게 중요하단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11분 분량의 영상을 통해 지난달 10일 대선 출마 선언을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다. 대학가에서 학생들과 밥 먹는 '학식먹자'와 이준석 후보의 일상을 기록한 브이로그 '준스톡' 등의 콘텐츠가 인기다. 이준석 후보는 선거를 앞두고 6㎏가량 감량하는 등 외모에도 신경 쓰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치인들은 영상 OTT플랫폼에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쿠팡플레이의 코미디쇼 '에스엔엘 코리아'(SNL)는 '지점장이 간다' 시리즈가 대표적인 사례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4월 27일), 이준석 후보(5월 4일), 추미애 민주당 의원(5월 11일) 등이 출연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