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는 머스크…뿔난 獨 국방부 "X 더는 안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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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1.17 17:57 수정2025.01.17 17:57 지면A8

독일 국방부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X(옛 트위터) 사용을 중단하기로 했다. 머스크 CEO가 다음달 예정된 독일 총선을 앞두고 국내 정치에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나온 조치다.

15일(현지시간) 독일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X에서 객관적인 의견 교환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국방부뿐만 아니라 연방군을 포함한 산하기관도 X에 글을 게시하는 것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신 앞으로 와츠앱 채널을 통해 소식을 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외무부도 X 대신 블루스카이 같은 다른 플랫폼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이미 X 계정 사용을 중단했고, 노동사회부는 탈퇴를 검토 중이다.

독일에서 머스크 CEO가 강경우파 성향의 독일대안당(AfD)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정치 개입 논란을 일으키자, X를 떠나는 기관과 단체가 늘어나고 있다. 현재까지 60여 개 대학과 연구기관은 물론 각종 노조, 연방대법원, 니더작센주 의회, 보훔·하일브론 등 지방자치단체가 X 보이콧에 동참했다.

독일 국민 사이에서도 머스크 CEO의 정치적 발언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지난 13일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머스크 CEO의 독일 정치 개입 시도가 “수용 가능하다”는 응답은 13%에 그쳤다. 반면 “용납 불가능하다”는 의견은 73%로 높았다. 머스크 CEO가 독일 정치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63%가 “별로 많지 않다” 혹은 “없다”고 답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독일 주간지에 AfD 지지 기고문을 실은 데 이어 이달 9일에는 총리 후보인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와 X에서 대담하며 AfD에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11~12일 AfD 전당대회를 X에서 생중계하기도 했다. 머스크 CEO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무능한 바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을 “반민주적 폭군”이라고 불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AfD 지지율은 다음달 23일 치러질 조기 총선을 앞두고 1년 만에 최고치인 22%를 기록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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