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시스템 최대주주, 리스크 덮고 주가 차익 챙겼다[only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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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의 배신]⑥
베트남 세무 리스크 미공개 속에서 급등한 주가
전동규 대표, 브릿지 자금 댄 증권사에 뒤늦게 차익정산 요구
계약에도 없던 차익정산...전대미문의 사후거래 ''성사''
시장선 "주가 차익 위해 세금 리스크 공시 안 했나"

  • 등록 2026-06-16 오전 7:10:06

    수정 2026-06-16 오전 7:10:06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코스닥 상장사 서진시스템(178320)의 베트남 세무리스크가 공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대주주는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전동규 서진시스템 대표이사가 기존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에서 브릿지성 자금을 받았고, 이후 주가가 급등하자 일부 지분에 대한 콜옵션 가치를 현금화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베트남 리스크 미공시의 이면에 최대주주의 주가차익 목적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대주주가 미공개 리스크가 반영되지 않은 주가를 바탕으로 경제적 이익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이해상충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베트남 리스크' 덮은 와중...주가차익 얻어낸 서진시스템 대표이사

16일 이데일리 단독 취재 및 투자은행(IB) 업계를 종합하면 서진시스템 최대주주인 전동규 대표가 브릿지 자금 조달을 받았던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 측으로부터 주가 차익 일부를 정산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두 증권사는 지난 1월 서진시스템의 기존 재무적투자자(FI) 풋옵션 대응을 위해 3500억원 안팎의 브릿지성 자금을 지원하고, 각각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서진시스템 지분을 총 1000만주 가량 확보했다. 이후 주가가 급등하면서 SPC 보유 지분 매각 차익이 발생했고, 이 중 일부를 전 대표에게 정산해준 구조다.

특이점은 당초 1월달 브릿지 자금 지원 계약 체결 당시에는 차익 정산 계약 조항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주가가 급등하자 전 대표 측이 계약 조건을 변경해 주가차익을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 대표와 두 증권사는 지난 3월, 계약 이외의 '별도 합의'를 통해 차익 정산 구조를 논의했고, 일부 정산이 이뤄졌다.

전 대표 측이 내민 차익 정산 요구의 근거는 초기 계약상의 콜옵션이다.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브릿지론 과정에서 각각 SPC를 통해 서진시스템 지분 약 500만주씩을 보유했는데, 이 가운데 200만주 안팎은 전 대표가 주당 2만8000원대에 되사올 수 있는 물량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서진시스템의 주가 상승과 이 덕분에 전 대표가 받은 거액의 차익이 베트남 세무 리스크가 시장에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졌다는 점이다. 서진시스템은 지난 2월 중 베트남 현지 당국으로부터 1000억원대 부가가치세 납부 요구를 받았다. 이 세금 미납 문제는 대표이사의 장기 출국금지 조치로까지 이어졌다. 대표이사의 출국금지와 세무 문제로 인한 통관 차질, 1000억원대 세금 부담 가능성은 투자자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었다. 그럼에도 베트남 리스크는 공시되지 않았다.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이 서진시스템에 브릿지성 자금을 투입하던 지난 1월 서진시스템 주가는 최저 2만3000원대에서 최고 3만8000원 선을 오가고 있었다. 이후 주가는 2월 말 4만7000원 선까지 올랐고, 이에 따라 전 대표가 2만8000원대에 되사올 수 있던 콜옵션의 경제적 가치도 크게 커졌다. 전 대표는 콜옵션을 행사해 주식을 되사오는 대신, 증권사 측 SPC가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차익 일부를 정산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서진시스템 주가는 상반기 중 최고 8만원 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결국 베트남 세무 리스크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커진 콜옵션 가치를 차익 정산 방식으로 현금화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전 대표 측이 베트남 리스크를 공시하지 않을 상당한 경제적 유인이 있었다고 본다. 주가가 높게 유지될수록 전 대표가 보유한 콜옵션의 경제적 가치는 커지고, 증권사 측 지분 매각 차익을 정산받을 경우 전 대표가 확보할 수 있는 금액도 늘어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만약 베트남 세무 리스크가 시장에 공개돼 주가가 하락할 경우 콜옵션 가치와 차익 정산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미공개 리스크가 반영되지 않은 주가를 타고 최대주주가 거액의 차익을 얻었다면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금융감독원이나 한국거래소 조사 과정에서 명확히 소명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진시스템 측은 전 대표가 받은 정산금이 회사 유동성 확보와 베트남 세무 대응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서진시스템 관계자는 "대표가 원래 그것(콜옵션 권리가 있는 지분)을 다시 받아와야 하는데 회사에 돈이 없으니 팔아서 회사에 빌려줬다"며 "이 자금으로 베트남 세금 이의신청을 위한 현지 은행 보증서 발급에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대미문의 계약 외 '차익정산' 두고...신한증권-하나증권 '시각차'

한편 시장에서 흔하지 않은 '사후 정산' 거래를 두고 두 증권사 측은 각기 다른 입장을 내놨다. 신한투자증권은 전체 투자분의 주가 차익을 정산해줬고, 하나증권 측은 일부만 정산한 뒤 서진시스템 측과 정산 가능 여부를 놓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해당 차익 정산이 사후 특혜가 아니라 전 대표의 콜옵션 포기와 하방 보호 제공에 따른 정산이라는 입장이다. 브릿지론 구조상 전 대표가 보유 지분을 담보로 제공해 투자자의 회수 리스크를 부담했고, 이에 지난 3월 체결한 별도 합의를 통해 차익 정산 구조가 논의됐다는 설명이다.

하나증권 측은 콜옵션이 붙어 있던 일부 물량에 대해서는 정산을 진행했으나, 추가 정산 요구에 대해서는 수용하지 않아 나머지 지분 매각 차익은 정당한 계약에 따라 자사 측에 귀속됐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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