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노조는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조합 요구에 응하지 않고 대화조차 거부한다면 12월 6일 파업에 돌입한다”며 파업 일정과 서울시, 공사 측에 대한 요구사항을 밝혔다. 해당 노조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로 전체 공사 직원 중 약 60%가 속한 제1노조다.
노조는 20일부터 이른바 ‘준법 운행’(태업) 등 단체행동에 돌입한다. 준법 운행은 정차·휴게 시간을 엄격히 지키는 쟁의행위로 사실상 열차 배차 간격이 늘어나거나 지연을 유도한다. 또한 노조는 규정으로 정해진 점검 이외 작업을 거부하고 서울시와 공사 정책을 비판하는 홍보물을 역사와 열차에 부착하는 등 단체행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동안 공사 측과 노조는 인력감축 문제로 본교섭 4차례와 실무교섭 15차례를 진행했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공사는 막대한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2026년까지 정원의 13.5%가량을 감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노조는 이를 두고 ‘노동 여건 악화’와 ‘안전 업무 외주화’라며 맞서고 있다. 18일 서울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최종 조정 회의에서도 공사와 노조 간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 대해 ‘조정 중지’ 결정이 났다.앞서 노조가 15~18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 임단협 교섭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의 결의’ 찬반 투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7862명 중 5547명(71%)이 쟁의행위(파업)에 찬성했다.
제2, 제3 노조도 공사 측과 교섭이 무산된 데 따라 쟁의 절차를 밟고 있다. 이날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제2노조)는 임시 대의원회의 열고 다음 달 초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제3노조인 ‘올바른노조’도 20일 오후부터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별도 입장 발표 없이 “노조와 원만하게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성실하게 교섭에 임할 것”이라고 짧게 설명했다.한편 서울지하철 일부 노선과 KTX·무궁화호 등을 운영하는 철도노조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준법투쟁’(태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인력 충원 등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다음 달 초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송진호 기자ji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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