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가깝고 공간 넓고” 예술가들이 몰리는 이곳

7 hours ago 2

뉴스 요약쏙

AI 요약은 OpenAI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려면 기사 본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기도 고양시 삼송테크노밸리는 이불, 이수경 등 한국 미술계의 대표 작가들이 모여 작업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교통 및 보안이 우수한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이곳은 대형 작품 제작이 가능한 환경과 편리한 물류 동선 덕분에 젊은 작가들에게도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으며, 특히 최근 미디어 아트와 조각 작가들의 집중이 두드러진다.

작가들은 서울외 지역에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작업실을 운영할 수 있고, 이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 중인 을지로와 문래동 지역의 높은 임대료에서 벗어나는 한 방법으로 보인다.

회원용

핵심 요약쏙은 회원용 콘텐츠입니다.

매일경제 최신 뉴스를 요약해서 빠르게 읽을 수 있습니다.

이불·이배·이수경·임옥상·이건용 등 수십명

대형 작업실·탁월한 접근성·완벽한 보안 ‘삼박자’

을지로는 미디어아트, 문래동은 조각..

젊은 작가들 ‘지산’ 이동 뚜렷

초상화가로 유명한 이원희 작가가 경기도 고양시 삼송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향휘 기자>

초상화가로 유명한 이원희 작가가 경기도 고양시 삼송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향휘 기자>

지난달 말 찾은 경기도 고양시 삼송테크노밸리. ‘웅~’ 하는 기계음과 지게차 소리가 공장 지대 풍경을 연상케 했다. 차량이 길게 서 있는 옆 문을 열자 딴 세상이 펼쳐졌다. 사방 벽에는 누드화와 초상화가 걸려 있고, 자작나무 겨울 풍경이 이젤 위에서 채색을 기다리고 있었다. 초상화가 이원희(69)의 화실이다. 7m가 넘는 높은 층고에서 뿜어져 나오는 개방감이 압도적이었다.

“서울과 인접해 있어서 부암동 집에서 차로 30분만에 출퇴근할 수 있어요. 60평에 달하는 넓은 공간과 높은 천장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10여년 전 평창동 주택을 작업실로 쓰던 그의 모습에서 만족감이 서렸다.

삼송테크노밸리가 한국 미술계의 중요한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불과 이배, 이건용, 임옥상, 권순철 등 한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중진·원로 작가 30명 가까이가 이곳에 작업실을 두고 있다. 리움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펼치는 이불은 삼송에서 대형 작품에 파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3개 호실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기념해 공공조각을 제작한 이수경 작가도 3년 전에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가로·높이 2.6m에 달하는 대형 돌조각의 탄생지가 이곳이다. 거대한 돌에 금박을 입히고 도자기 파편을 붙이는 작업은 서울의 일반 주택가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크기다.

이수경은 “해외 미술관 큐레이터나 컬렉터가 작품을 보러 보면 이곳으로 데리고 온다”며 “제겐 1400여점의 작품을 보관하고 있는 수장고이자 ‘쇼룸’이다. 무엇보다 작품을 반출입하기가 매우 편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작가들이 이구동성으로 꼽는 가장 큰 장점은 물류 동선이다. 2~3층 작업실에도 차량이 문 앞까지 진입할 수 있도록 설계돼, 무거운 작품을 엘리베이터를 통해 지하 주차장으로 이동시키는 번거로움이 없다.

일찍이 삼송에 작업실을 마련한 임옥상 작가는 “오원배 화가의 추천을 받아 입주했다”며 “냉난방 시설이 잘 되어 있고, 보안이 확실하며 관리가 잘 된다”고 말했다. 그는 “바깥에 단독 작업실을 가지려면 보안과 냉난방 문제를 해결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여름철 습기와 곰팡이, 누수 문제, 청소를 중앙 시스템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송테크노밸리 뿐 아니라 삼송에는 여러 첨단 ‘지산’들이 지어졌다. 이들은 이른바 ‘도어투도어(Door to Door)’ 시스템을 적용해 예술가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또한 3호선 구파발역과 인접해 서울 문화권이라는 점도 젊은 작가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나만 혼자 동떨어진 느낌을 주지 않을뿐더러 서울에서 전시를 할 때 이동과 만남이 편리하다. 하남, 파주, 동탄 등 수도권 지산도 작가들의 선택지가 되고 있다. 젊은 작가들은 대출을 받아 분양을 받거나 월세를 내는 것이 서울에서 높은 월세를 감당하는 것보다 합리적 선택지라고 입을 모은다. 화랑에서도 창고나 수장고로 지산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가들의 작업실 선택에는 장르별 특성이 뚜렷하다. 최근 ‘힙지로’로 뜨고 있는 을지로는 김아영을 비롯한 미디어 아트 작가들이 많이 모여 있다. 장르 특성상 상대적으로 작은 공간에서도 작업이 가능하고, 필요한 전자 부품과 장비를 인근 상가에서 쉽게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래동은 조각 작가들의 전통적인 아지트다. 수십 년 된 철공소 밀집 지역과 이주해 온 예술가들의 창작 공간이 기계 소리와 예술 작품 속에서 독특하게 공존하고 있다. 다만 높은 임대료로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작가이자 화랑을 운영하는 노세환 노화랑 대표는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보다 삼송에 더 많은 작가들이 살고 있을 것”이라며 “지산이 작가에게 멋은 없을지언정 점점 ‘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본지와 인터뷰 중 삼송 작업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불.   <한주형기자>

2019년 본지와 인터뷰 중 삼송 작업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불. <한주형기자>

초상화가로 유명한 이원희 작가가 경기도 고양시 삼송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향휘 기자>

초상화가로 유명한 이원희 작가가 경기도 고양시 삼송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향휘 기자>

초상화가로 유명한 이원희 작가가 경기도 고양시 삼송 작업실에서 붓에 물감을 묻히고 있다.   <이향휘 기자>

초상화가로 유명한 이원희 작가가 경기도 고양시 삼송 작업실에서 붓에 물감을 묻히고 있다. <이향휘 기자>

조각가 이수경이 삼송 작업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각가 이수경이 삼송 작업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각가 이수경의 삼송 작업실 전경.

조각가 이수경의 삼송 작업실 전경.

조각가 이수경 삼송 작업실

조각가 이수경 삼송 작업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좋아요 0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