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서 새끼 호랑이 탄생…'한국 호랑이' 혈통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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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9.12 07:32 수정2025.09.12 07:32

/사진=서울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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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에서 멸종위기종인 시베리아 호랑이 한마리가 태어나 오는 13일 100일을 맞는다.

서울대공원은 12일 "지난 6월 6일 현충일 정오 무렵, 순수 혈통 암컷 시베리아 호랑이 한 마리가 태어났다"고 밝혔다. 서울대공원에서 호랑이가 태어난 것은 2022년 4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새끼 호랑이의 부모 개체 모두 15세의 노령이어서 일반적으로 번식이 어려운 상황에서 새끼가 태어나 의미가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새끼 호랑이의 아버지 '로스토프'와 어머니 '펜자'는 2010년 러시아 야생에서 태어난 뒤 2011년 한·러 수교 20주년 정상회담을 기념해 서울동물원에 들어왔다. 두 호랑이는 국제적으로 우수한 혈통을 인정받아 세심한 관리와 보살핌을 받아왔다.

시베리아 호랑이는 '아무르호랑이'로도 불리며, 과거 한반도에 서식하던 '한국 호랑이'와 혈통이 같다.

특히 이번 새끼 호랑이의 외할머니는 러시아 연해주 야생에서 구조된 개체로, 국제적으로도 순수 혈통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보전 가치가 크다고 서울대공원은 강조했다.

/사진=서울대공원

/사진=서울대공원

서울대공원은 호랑이가 안정적으로 번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환경 개선에 힘써왔다. 맹수사 뒤편 관리 도로에는 서양측백나무를 촘촘히 심어 소음을 줄였고, 관리도로 개장 시간도 늦춰 호랑이가 충분히 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또 메디컬 트레이닝으로 스트레스를 최소화해 채혈 등 건강 모니터링을 시행했으며, 행동 풍부화 프로그램도 꾸준히 적용해왔다.

서울대공원은 오는 11월 중순, 1∼4차 예방접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시민들에게 새끼 호랑이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름은 시민 공모를 통해 정한다.

박진순 서울대공원장은 "기후 변화와 생물 다양성 위기 속에서 귀한 동물의 출산 소식을 전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새끼호랑이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 동물원의 종 보전과 동물복지 실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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