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마을 철거 착공 재개발 구역 지정 16년만
오랜 논의 기간만큼 극적인 시세 변동은 없어
입주권 프리미엄은 상승세…단기 차익은 ‘미지수’
1960년대 서울 도심 재개발로 내몰린 철거민이 모여 생성된 백사마을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을 앞둔 가운데 노원구 일대 분양가나 시세 변화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랜 논의 기간만큼 시세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신축 단지라는 메리트를 기대해 볼만하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지난 15일 매경AX가 찾은 서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재개발 이후 보상금을 받아 상가를 갖고 있는 사람도 있다. 피를 3억 중반까지 받았다”며 “최근에도 소유자들이 매도 요청을 하는 등 호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 같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2008년 개발제한구역 해제 이후 첫 삽
백사마을은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 16년 만에 본격 재개발에 들어갔다.
백사마을은 1960년대 후반 서울 용산과 청계천 등 도심 개발로 인해 밀려난 철거민들이 불암산 자락 ‘산104 번지’로 모이며 생긴 곳이다.
2008년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기점으로 이듬해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2012년 마을 일부가 주거지 보존 구역으로 지정돼 사업성이 저하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2016년 LH공사가 시행사를 포기하면서 한때 사업은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이후 2017년 SH가 사업 시행사로 새롭게 지정되면서 올해 4월 서울시가 주거 보전 용지를 공공 주택용지로 변경하면서 사업성에 박차를 가했다. 기존 2437세대(임대 484세대 포함)에서 741세대를 추가로 확보한 것이다. 그렇게 지난달 노원구 백사마을 재개발사업 정비계획 변경안이 최종 고시됐다.
주변시세에 큰 영향 없어… 신축 기대감은 호재
대개 재개발은 부동산에서는 호재로 작용하지만 백사마을은 재개발 논의가 오랜 기간 지속돼 온 만큼 주변 시세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노원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한 대표는 “백사마을 재개발의 경우 워낙 오래된 이야기이기 때문에 호재로 보기에는 어렵다”며 “주변 시세 변동도 없고 잠잠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인근 중개소 대표도 “일반 분양도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그렇게 오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조합원 분양가는 평당 2200만원 수준”이라고 했다.
실제 노원구 부동산 정보 광장을 보면 지난 3개월간 노원구 아파트 매매·전세·월세는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매매는 백사마을 재개발사업 정비계획 변경안이 확정된 지난 4월에는 440건이, 5월은 572건, 6월에는 858건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7월 357건으로 떨어지며 지난달 391건만이 거래됐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일단 부동산 경기가 먼저 좋아져야 분양가가 오를 것”이라며 “현재 분양 예상가와 거래되는 지분 가격은 큰 차이가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내 집을 마련 하는 입장에서는 새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다는 건 기대할 수 있지만 집을 사서 큰 시세 차익을 당장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반면 입주권 프리미엄은 상승 중에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입주권 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공인중개사 대표는 “지난 6월 기준으로 입주권은 3억원에서 3억500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현재는 4억원까지 오른 상황”이라며 “백사마을은 수익성이 좋기 때문에 앞으로 프리미엄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4월 사업이 확정되면서 프리미엄 가격 상승에 정상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분양가는 신축이랑 비교해야 한다. 노원구 자체 평단가 보니까 평당 2406만원, 중계동은 2493만원, 하계동이 2526만원정도”라며 “오랜만의 신축 공급과 개발 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비 사업에 대한 기대감 이런 부분들이 신축이 이제 들어서니까 그런 부분들이 호재로 동력원 역할은 할 수는 있을 것 같다”면서도 “당장 그게 가격이 되게 드라마틱하게 반영되고 이러지는 않을 수 있다”고 짚었다.
백사마을은 지하 4층~지상 35층의 26개 동, 총 3178세대 규모의 공동주택 단지로 탈바꿈을 앞두며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는 별칭을 벗게 됐다. 오는 2029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