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청장들 1호 결재는 ‘주택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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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구 ‘재건축-재개발 속도전’
‘부동산 민심’ 의식, 여야 한목소리
서초는 정비사업 전담기구도 신설
일자리-교육 등 민생 정책도 챙겨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서울 25개 자치구 민선 9기 구청장 상당수가 재건축·재개발 등 주택 공급 관련 사안을 ‘1호 결재’로 채택했다. 자치단체장의 1호 결재는 임기 초 구정 운영을 읽을 수 있는 핵심 정책 방향이 담겨 있다. 서울 구청장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주택 공급 정책을 구정 운영의 핵심 과제로 앞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 정비사업 전담기구 신설 잇따라

8일 서울 각 자치구에 따르면 상당수 구청장들이 정비사업 전담기구를 설치하거나 장기간 지연된 재건축 인허가 처리를 위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직무 복귀 첫날 1호 결재로 ‘찾아가는 재건축 신속 지원단’ 운영계획에 서명했다. 이는 부서별로 나누어 처리하던 재건축 관련 인허가·지원 업무를 통합해 구청장 직속으로 격상한 조직이다. 서초구청 측은 “구청장 선거 운동 때부터 구민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씀이 ‘재건축·재개발 속도를 내달라’는 요청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김현기 강남구청장은 재건축·재개발 신속 추진 종합계획인 ‘강남 재건축 신속화합(신화) 프로젝트’를 1호로 결재했다. 김 구청장은 이튿날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 사업시행계획도 인가했다. 서강석 송파구청장도 잠실5단지 재건축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1호 결재로 처리했고, 김경호 광진구청장도 1호 결재로 ‘속도감 있는 명품 주거단지 완성을 위한 주거 정비사업 추진계획’에 서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들도 주택 공급 관련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류삼영 신임 동작구청장은 ‘재개발·재건축 등 사업 촉진 방안’을 1호로 결재했다. 성동구도 유보화 구청장이 첫 업무로 ‘재개발·재건축 신속관리추진단 신설 계획’을 택했다. 외부 전문가와 함께 추진단을 구성해 정비사업 전반을 지원하고 갈등이 잦은 사업장의 중재에 나설 계획이다.

구청장들이 정비사업을 1호 결재로 서명한 배경에는 부동산 민심이 구정 지지율과 표심에 끼치는 영향을 의식한 조처라는 해석이 나온다. 내 집 마련과 주거환경 개선, 집값 기대가 맞물린 정비사업은 선거에서 민감하게 작동하는 현안인 만큼 이를 의식했다는 것이다. 정비사업은 서울시 심의와 조합 의사결정이 중요하지만, 구청장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에 따라 조합설립 인가와 사업시행계획 인가 등 주요 절차에 관여한다.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부동산 정책의 선거 영향력을 체감한 구청장들로서는 향후 행보를 위해 부동산 이슈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주민참여·민생 현안도 첫 결재

주민 자치와 복지, 교육, 일자리 등 각 구의 특성과 현안에 맞춘 첫 결재도 이어졌다. 박운기 서대문구청장은 ‘주민자치회 활성화 추진계획’을 처리했다. 이에 따라 서대문구는 14개 모든 동에 주민자치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진교훈 서울 강서구청장은 ‘구민주권행정 실현을 위한 기본계획’에 서명했다. 구민이 행정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주민 자치’를 첫 과제로 삼은 셈이다. 종로구(유찬종 구청장)과 중랑구(류경기 구청장)는 민생에 방점을 뒀다. 종로는 630억 원 규모 재원을 마련해 올해 8000명 고용을 목표로하는 ‘종로형 일자리·상권 상생 추진계획’을 승인했다. 중랑구는 교육 취약계층 지원과 심리·정서 지원, 진로·진학 지원을 확대하는 조례 제정을 선택했다. 최기찬 금천구청장은 주거지 인근 데이터센터 건립 문제를 1호 결재로 다뤘다. 금천구는 ‘데이터센터 주민참여형 검토체계 구축 및 제도개선’을 도입하고 부구청장 직속 데이터센터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릴 계획이다. 건축 허가 전 단계부터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 검토와 갈등 조정 절차를 거쳐 생활권 갈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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